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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적고, 이익은 꾸준 … 생활 속 1등 기업에 투자

중앙일보 2014.04.07 00:06 경제 6면 지면보기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업계에선 ‘괴짜’로 통한다. 이 회사는 경기도 성남의 판교 테크노밸리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다. 대부분 운용사들이 사무실을 두고 있는 ‘금융 1번지’ 여의도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서”란다. 운용하는 펀드는 딱 4개(모펀드 기준)뿐이다. 펀드 수가 많아지면 들어가는 정성이 부족해진다는 것이 이유다. 이런 운용사가 1분기 운용사 수익률 1위(4.61%)에 올랐다. 대표펀드인 ‘코리아 리치투게더 펀드’는 2008년 설정 이후 106.5%(1일 기준)의 수익을 냈다. 지난 4일 강방천(55) 에셋플러스 회장을 만나 비결을 물었다. 그는 “좋은 식당과 좋은 펀드는 공통점이 많다”며 “좋은 식당을 경영하듯 펀드를 운용한 것이 비결”이라고 답했다.


운용사 수익률 1위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중국 소비재, 모바일 SW, 그린에너지
'뉴 노멀' 주식이 미래 먹거리 될 것

 -펀드를 식당에 비유하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름난 식당을 가보면 공통점이 있다. 한 주방장이 오래 근무하면서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은 맛을 낸다. 메뉴도 많지 않다. 자신 있는 음식 몇 가지만 판다. 펀드 운용도 마찬가지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운용철학을 끝까지 지켜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우리는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장기투자하는 가치투자를 원칙으로 한다. 단기적으로 수익률이 나쁘다고 해서 매니저를 채근하지 않는다. 운용하는 펀드도 4개밖에 안 된다.”



 -소수 펀드만 운용하는 이유는 뭔가.



 “국내와 중국·글로벌 시장에 각각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가 셋, 롱숏펀드가 하나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안 좋으면 중국·글로벌펀드로 수익을 내면 된다. 그것도 어려우면 롱숏펀드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면 된다. 펀드 4개면 시장 변화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펀드매니저도 사람인데 펀드 수가 많아지면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다. 소수펀드원칙은 내가 죽을 때까지 지킬 생각이다.”



 -1분기 박스권 장세에서도 수익을 낸 비결은.



 “1등 기업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1등 기업의 조건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현재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고 변동성이 적은 기업을 골라야 한다. 그러나 현재만 봐선 안 된다. 코닥·닌텐도·노키아 같은 기업들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해서 몰락했다. 지금 이익을 내면서도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 이런 기업은 불황이 닥쳐도 끝까지 살아남아 과실을 누린다.”



 -말은 쉽지만 그런 기업을 어떻게 찾나.



 “생활 속에 있다. 삼성전자·현대차·아모레퍼시픽 같은 한국의 최고 기업들을 떠올려봐라. 스마트폰·자동차·화장품 등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내가 모르는 기업, 삶 속에서 확인할 수 없는 기업은 좋은 기업이 아니다.”



 -앞으로는 어떤 기업이 성장할까.



 “향후 최소 10년간은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업,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선점하는 기업, 그린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업이 클 거라고 본다. 나는 이 세 가지를 묶어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부른다. 한국은 ‘뉴 노멀’ 시대에 맞는 기업이 많지 않다. 반면 미국은 스타벅스·맥도날드 같은 탄탄한 소비재 기업이 있고, 유럽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명품 업체가 많다.”



 -올해 코스피 전망은.



 “여전히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본다. 한국의 가장 큰 수출국인 중국이 투자 중심 에서 내수 중심 경제로 넘어가고 있다. 중국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예전처럼 조선·철강·화학업종이 수혜를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전체 상장기업 이익의 절반 이상을 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주식은 단순히 매매차익을 노려 사고파는 재테크 수단이 아니다. 기업의 주주가 돼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확인할 수 없는 정보나 인터넷 카페에 나온 비법만 믿고 몇백만원을 쉽게 투자한다. 내가 그 기업을 경영한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사야 한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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