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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준의 줌마저씨 敎육 공感] 우리 아이 어딜 가야 유리하나

중앙일보 2014.04.07 00:01 종합 28면 지면보기
강홍준
논설위원
자녀가 중학생만 되어도 학부모의 가장 큰 궁금증은 “어딜 가야 유리하냐”다. 유리란 대학 합격을 뜻한다. 유불리를 따지는 잣대는 고교의 대학 진학 실적, 그중에서도 고교별 서울대 입학 실적이다. 본지도 지난 2월 새누리당 국회의원에게서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고교별 서울대 입학 실적(최초 합격자 기준)을 보도했다. 고교 랭킹 결과가 해마다 보도되면서 학교 선택도 여기에 영향을 받는다. 아이가 영재기가 있다면 영재고·과학고, 공부가 좀 된다면 외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자율고), 이도 저도 아니라면 일반고를 선택하는 게 현실이다.



 자녀가 입학 실적이 좋은 고교에 진학하면 부모의 어깨는 으쓱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밥 한턱내도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고 얻어 먹는 사람도 부러울 뿐이다. 입학 실적이 좋은 고교에 들어갔으니 분명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은 높아지지만 고교 입학이 모든 걸 보증한다고 보긴 힘들다. 특히 인문계열은 치열하다. 서울대 인문계열 모집정원(1100여 명) 자리를 놓고 전국 외고와 국제고, 전국 단위 모집 자사고와 일반 자사고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학교별 정원 대비 서울대 입학생 수를 따지면 아무리 좋은 학교도 대부분 10%에 한참 못 미친다.



 n수생(두 번 이상 대학에 도전)이란 변수도 떡하니 있다. 고교 랭킹엔 분명히 n수생 숫자도 포함돼 있다. 심지어 2014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서는 사상 최초로 재수생 비율이 50% 선을 돌파했다. 강대(강남대성)·남종(강남종로) 출신이 포함된 고교별 합격자 수는 학교 선택의 하나의 잣대일 뿐 좋은 기준은 아니다. 이 밖에 교육부 변수도 있다. 교육부는 툭하면 제도를 바꾼다. 전 정권이 만든 자율고를 평가해 일부를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하고, 2015학년도부터 고입에서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를 실시키로 했다. 교육부가 손댈 때마다 유불리 탐색이 한창이다.



 고교 랭킹의 허상이나 n수생·교육부 변수가 있으니 아무 고교나 가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이 역시 잠깐의 위안을 줄 뿐이다. 오히려 현실을 냉정히 볼 필요가 있다. 현실 체제는 학생들을 순서대로 걸러가며 뽑는 깔때기 구조다. 고입 전형 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3월 영재학교, 7월 과학고, 9월 전국 단위 자사고, 11월 외고…. 준비된 사람이 몽땅 가져가는 게 현실이다. 또 같은 값이면 교사가 몇 년마다 교체되는 공립보다 진학 실적이 두텁게 쌓이는 사립이 유리하다. 물론 아이가 잘 따라준다는 전제만 포함한다면.



강홍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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