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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구잡이 생활규제, 숨 막혀서 못살겠다

중앙일보 2014.04.07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최근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에 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추락한 후 국토교통부는 모든 무인항공기를 정부에 신고하도록 하는 방침을 세워 모형항공기 동호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12㎏ 이상 무인기만 정부에 등록 신고했는데 이제는 리모트 컨트롤로 조작하는 취미·레저용 무인기까지 모조리 신고를 받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나서 규제를 ‘암덩어리’에 비유하며 철폐를 강조하고 있지만 관료들은 ‘규제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의 절박한 호소조차 강 건너 불구경하듯 건성건성 넘기고 있는 한심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규제개혁 끝장토론 이후 국무총리실이 운영하는 규제개혁포털에 올라온 규제건의만 분석해보아도 우리나라엔 기업뿐 아니라 일반 개인과 자영업자들까지도 온갖 규제의 홍수 속에 살고 있음이 드러난다. 끝장토론 이후 지난 주말(4월 4일)까지 올라온 건의 건수는 모두 1547건. 이 중 생활규제(45%)와 자영업규제(28%)가 거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개중에는 개인 민원성 건의도 있었지만, 사회적 환경의 변화나 현장 사정을 전혀 반영하지 못해 국민을 힘들게 하는 탁상행정식 규제가 수두룩했다.



 그런가 하면 일상적인 규제여서 민원조차 제기되지 않는 규제도 많다. 대표적인 예로 간단한 민원신청에도 주민등록등본 등 관공서가 발행한 각종 서류를 첨부하게 하고 있다. 정보사용 동의만 받으면 손쉽게 열람할 수 있는 정보를 문서화된 서류로 받는 것은 그 자체로 인적·물적 낭비가 크다. 정부는 민원인이 제기한 규제에 대해서는 부처별로 살펴보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일상적인 낭비성 규제에 대해선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가 일언반구도 없다.



 물론 생활규제는 사전에 각종 위험과 피해를 예방하는 순기능도 있다. 문제는 머슴인 공무원들이 자기들 편하자고 마구잡이로 규제를 남발해 주인인 국민이 숨 막혀 못살겠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젠 수요자 중심, 현장 중심주의가 작동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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