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 스매싱 하지마! 어깨 탈날라

중앙일보 2014.04.07 00:01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어깨 질환 예방하려면

프랑스 작가 에밀졸라는 1902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 석탄 난방이 보편화됐던 20세기에 일산화탄소 중독은 가장 흔한 사인 중 하나였다.



질병에는 역사가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문화적 환경의 산물이 곧 질병이기 때문이다. 위생관념이 없던 중세에 역병이 돌고, 산업혁명 시대에 과로와 궁핍은 결핵을 불렀다.



21세기를 대표하는 현대인의 질병 중 하나는 어깨질환이다. 인구의 4%가량이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다. 고령화·스마트환경·스포츠 인구 증가와 맞물리면서 급증하는 현대인의 어깨 건강을 강동경희대병원 조남수 교수와 인천성모병원 이상욱 교수(이상 정형외과)의 도움말로 짚어본다.



어깨 움츠리면 주변 조직 약해져



어깨 통증은 현대인의 만성질환이다. 조남수 교수는 “성인의 60% 이상이 일생에 한 번은 어깨 통증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어깨가 고통받는 환경은 크게 세 가지. 조 교수는 “고령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뿐 아니라 책상 앞에서 어깨를 움츠리고 일정한 자세로 오래 작업하는 환경, 어깨를 과사용하는 무리한 스포츠 활동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어깨에는 다른 부위의 관절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 이상욱 교수는 “견관절은 우리 몸에서 운동범위가 가장 큰 관절”이라며 “4개의 관절이 팀워크를 이루면서 팔을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뻗고 휘두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가동성을 얻은 대신 포기한 건 안정성이다. 여러 관절이 모여 있다 보니 문제가 생길 여지가 높다. 팀워크가 깨졌을 때 몸에서 가장 불안정한 관절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깨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8년 138만8000여 명에서 2012년 185만7000여 명으로 33.8% 증가했다. 배경 중 하나는 자세다. 어깨 통증은 상체 자세가 바르지 못한 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를 하며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자세, 태블릿PC·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고개를 앞으로 빼거나 숙이는 자세는 어깨에 피로를 가중시킨다. 목을 굽히면서 어깨가 움츠러들면 어깨 주변의 근육·인대는 과긴장하고, 4개의 관절은 균형이 깨진다. 조 교수는 “작은 외상에도 인대나 건이 쉽게 파열되는 주요 원인이 된다. 별다른 이유 없이 어깨 근육과 관절이 굳기도 한다”고 말했다.



운동 전 관절 데워줘야 부상 예방



생활스포츠 인구가 늘면서 덩달아 증가하는 것도 어깨질환이다. 이 교수는 “헬스·골프·배드민턴·야구·테니스처럼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즐기다가 어깨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 연령대가 30대까지 낮아졌다. 어깨 회전 동작이 많은 운동을 무리하게 하면 인대가 삐거나 연골이 손상돼 관절이 다치고, 힘줄이 찢어지기 쉽다. 과사용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면서 습관적으로 어깨가 빠지기도 쉽다.



스포츠로 인한 어깨 부상을 예방하려면 본격적인 운동에 들어가기 전에 어깨를 집중적으로 움직여주는 준비운동으로 관절과 근육의 온도를 높인다. 그 다음 스트레칭으로 관절 가동 범위를 충분히 늘려준다. 어깨 근력운동을 할 때 지나치게 무거운 아령을 들거나 한 동작을 무리해서 반복하는 것도 부상의 원인이다.



중년 이후에는 어깨를 강하게 휘두르거나 과하게 사용하는 것을 삼간다. 조 교수는 “나이가 들어 약해진 어깨조직은 무거운 물건을 드는 정도의 충격만으로도 잘 다친다”며 “가능한 한 어깨 높이 아래서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자가진단 말고 정확한 원인 찾아야



어깨질환은 크게 네 가지다. 흔히 오십견이라 불리는 동결견, 회전근개파열, 어깨충돌증후군, 석회화건염이다. 동결견은 힘줄이 파열되거나 골절이 없는데도 어깨가 굳어 움직임이 불완전한 증상이다. 원인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중년 이후 주로 발생한다. 당뇨병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5배 높아진다. 조 교수는 “심한 통증이 있거나 관절염으로 악화한 게 아니라면 대부분의 어깨 통증은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칭은 하루 3~4회 시간을 정해 놓고 반복해야 효과가 있다. 무리하게 운동을 한다고 빨리 좋아지는 것이 아니므로 부드럽고 약간의 통증이 느껴질 정도의 강도로 한다. 42~43도 뜨거운 물에 약 5분 정도 어깨를 담그고 목욕을 한 다음 스트레칭을 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운동 범위도 쉽게 늘릴 수 있다. 굳어진 관절을 풀겠다고 철봉·헬스를 하거나 비자격자에게 마사지를 받는 것은 피한다.



회전근개파열·어깨충돌증후군·석회화건염은 제대로 된 원인을 찾아 조기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조 교수는 “어깨질환은 적절한 치료시기가 결과를 좌우한다”며 “검증받지 않은 치료방법에 시간·돈을 버리고 증상이 악화한 후에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흔하다”고 말했다.



회전근개는 어깨관절을 감싸며 관절을 움직이는 힘줄이다. 힘줄이 반복적인 충격이나 마모로 손상을 입는 것을 회전근개파열이라고 한다. 방치하면 통증 때문에 어깨를 움직이지 않으려 하면서 어깨가 굳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러다 완전히 파열되면 수술을 해도 힘줄이 봉합되지 못할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덮는 뼈인 견봉과 힘줄(회전근개) 사이가 좁아지면서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마찰해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석회화건염도 어깨 통증의 흔한 원인 중 하나다. 힘줄(회전근개) 안에 석회질이 끼어 염증이 발생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돌처럼 굳어 통증이 온다. 이 교수는 “어깨통증을 단순히 삐었다고 생각하거나 오십견으로 자가진단해 방치하고, 물리치료·민간요법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수술조차 어렵게 되거나 수술을 하더라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