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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아들로 속여 돈 뜯어낸 30대

중앙일보 2014.04.03 20:30
키 180에 건장한 체격, 머리부터 발끝까지 언제나 명품만 입는 김모(34)씨는 누가 봐도 부잣집 아들 같았다. 김씨는 여성들과 만나며 1주일만에 수백만원을 지출했다. 첫 만남에서부터 고급 레스토랑을 찾았고 와인부터 문학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을 뽐냈다. 여성들은 ‘중견 건설사 S그룹의 회장 아들’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다. 신뢰가 쌓일 무렵 김씨는“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아 카드와 돈을 뺏겼다”며 “일주일만 버티면 되니 돈을 빌려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대기업 회장 아들 등을 사칭해 미혼여성들로부터 거액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씨를 구속했다. 지난 7월부터 5개월간 소개팅이나 백화점 명품관 등지에서 알게 된 피해 여성 6명에게 총 3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7800만원을 뺏긴 박모(30·여)씨 등 피해자들은 강남지역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피해 여성들은 김씨의 화려한 언변과 외모, 화통한 씀씀이에 넘어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나서야 피해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도 있었다. 사기 전과 8범인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책을 많이 읽어 말솜씨가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또 다른 피해자가 없는 지 수사 중이다.



구혜진 기자 k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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