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울릉도는 '9꿈사'의 우회 진출로

중앙일보 2014.04.03 15:06
울릉도가 육지 '9꿈사(9급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의 우회 진출로가 되고 있다.



3일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울릉군이 신규임용한 공무원은 334명에 달했다. 이 기간 육지의 다른 시·군으로 전출한 울릉군 공무원은 237명이나 됐다. 지난해는 신규임용이 7명이었지만 전출자는 2배인 14명에 이른다. 2010년엔 육지 전출자가 47명을 기록했다. 전출자가 유난히 많다. 전출자가 많다 보니 신규임용 숫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릉군은 섬 하나가 지방자치단체가 된 유일한 기초자치단체"라며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다른 시·군보다 상대적으로 공개경쟁시험 지원자가 적고 커트라인도 다소 낮다"고 말했다.



이런 근무 악조건은 지방 9꿈사들에겐 우회 진출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울릉군이든 뭐든 관계없이 일단 합격하고 보자는 수험생들에겐 한번 도전할 만한 지자체란 것이다. 지난해 신규임용 합격자도 7명 중 2명은 울릉도와 무관한 육지 출신이었다.



육지 출신 울릉군 공무원은 전출 제한기간 3년만 넘기면 그때부터 전출을 준비한다. 기회가 오면 온갖 이유를 대며 혈연·지연·학연 등을 통해 전출을 요청한다. 울릉군 토박이 공무원들은 "새로 임용된 후배들이 일을 배워 알 만할 때쯤이면 떠날 생각만 한다"며 "이런 관행은 울릉군에 남게 되는 공무원의 사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보다 못한 울릉군이 3일 공무원 전출제도를 고쳐 내규로 정했다. 현재까지의 전출 제한기간 3년을 5년으로 연장시킨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10년 연장도 검토 중이다. 또 대상자 결정도 근무성적 등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고육지책이다.



울릉군은 올해도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9급 행정직 12명, 시설직 6명 등 총 4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시험은 6월 21일이다.



송의호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