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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송신장치 있었다

중앙일보 2014.04.03 00:57 종합 1면 지면보기
백두산서 선글라스 끼고 연설하는 김정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1일 양강도 백두산 삼지연대기념비에서 인민군 연합부대 지휘관들을 모은 가운데 선글라스를 끼고 연설하고 있다. 김정은은 “미국과 적대세력들은 우리 공화국을 정치적으로 말살하고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며 군사적으로 압살하기 위한 책동을 더욱 악랄하게 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노동신문]
지난달 24일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UAV)에서 영상 송신장치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로 대통령 숙소 등 청와대 관저를 근접 촬영한 사진이 북한에 넘어갔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합동조사팀 관계자는 2일 “무인기 정밀분석 작업 중 꼬리날개 부분에 내장된 영상 송신장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송신장치는 안테나 길이 15㎝ 정도로 2.4G㎐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4G㎐는 한국에선 영상을 송신하는 주파수로 활용하지 않는다”며 “한국에선 1.25G㎐나 5G㎐ 등을 영상 송신장치 주파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사진 북에 갔을 수도
한국 안 쓰는 2.4G㎐ 주파수
국방부 "없었다" 공식 부인
무인기 북한에서 출발 결론

 이에 대해 국방부는 “북한 무인기에 송신장치는 없었다”며 공식 부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일제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한 뒤 기체를 회수해 분석하는 방식”이라며 “초보 수준의 정찰용”이라고 말했다.



 북한 무인기의 동체 프로펠러 뒤쪽에선 위치정보를 송수신하는 모뎀도 발견됐다. 위치정보 송수신이 가능하면 전파가 닿는 거리에선 원격으로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다. 동체엔 GPS 모듈도 있었다. 정밀조사에 참여한 한 인사는 “무인기에 장착된 GPS 모듈은 100달러(약 11만원) 정도로 군사용으론 사용되지 않는 부품으로 확인됐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동체 밑에 장착된 GPS 안테나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크기가 컸다”고 설명했다. 무인기에서 발견된 FCC(Flight Control Computer·비행제어컴퓨터)에 사용된 전자부품 기판도 국내에선 판매되지 않는 부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와 군 당국은 지난달 24일과 31일 각각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가 북한에서 출발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가안보실은 북한이 무인항공기 운항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특히 배터리 뒷면에 ‘기용(起用)날자’(사용을 시작한 날짜)라는 북한 특유의 표기가 발견됐다고 확인했다. <중앙일보 4월 2일자 1면>



날자는 ‘날짜’의 북한식 표기다. ‘기용날자’ 외에 ‘사용중지날자’란 표현도 있었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당시 회수한 어뢰 추진체에서 ‘1번’이라는 글씨가 북한 소행임을 밝히는 ‘스모킹 건(smoking gun·연기 나는 총, 결정적 단서)’ 역할을 한 것과 같은 상황이다.



신용호·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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