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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저스의 WP 리모델링 "온라인·디자인·브랜드가 답이다"

중앙일보 2014.04.03 00:39 종합 6면 지면보기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저스가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워싱턴포스트(WP)를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에 인수한 건 지난해 8월이었다. 전 세계 미디어 업계는 올드미디어 시장에 발을 담근 베저스의 첫 수가 뭔지를 주의 깊게 기다려 왔다. 그로부터 8개월, 마침내 베저스의 WP가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방향은 두 갈래다. 디지털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확대, 그리고 브랜드 가치의 확대다. 당연해 보이는 방향이지만 그 중심에 아마존을 키운 베저스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마존 CEO의 WP 인수 그 후 8개월 … 2014 사업전략 보니

2013년 8월 5일 워싱턴포스트 1면. 언론 명가(名家) 그레이엄가의 신문 매각을 1면 톱으로 알렸다. 지면 속 사진은 매각 사실을 직원들에게 발표하고 있는 도널드 그레이엄 전 워싱턴 포스트 CEO. 어머니 캐서린 그레이엄이 발행인이던 시절 워싱턴포스트는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1972년)등으로 명성을 날렸다. 아래 사진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제프 베저스.▷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스티브 힐스 사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수 후 베저스는 줄곧 경영진에게 ‘지금으로부터 10년, 20년 안에 디지털 독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 왔다. 반면 과거에 우리가 받았던 질문은 ‘어떻게 2~3년 내에 매출을 늘릴 수 있겠는가’였다. 지금 WP는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WP는 공격적인 투자를 담은 2014년 사업계획도 마련했다. 마티 배런 편집인은 1월 말 편집국 뉴스룸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몇 가지 공개했다. 우선 눈에 띄는 건 편집국 인력의 확대다. 정치국 기자 5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포토에디터·데이터 그래픽 전문가·뉴스데스크·웹디자이너 등을 보강하기로 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늘어나는 인력들이 하나같이 디지털 콘텐트의 양·질 개선과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충원되는 정치국 기자는 WP의 인기 온오프 정치블로그 중 하나인 ‘더 픽스(The Fix)’에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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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공공정치 분야를 다루는 새로운 블로그도 만들어진다. 특히 ‘브레이킹 뉴스데스크’, 즉 속보뉴스 데스크를 새로 임명해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의 속보를 다루도록 했다. 온라인 논평·분석팀도 새로 모집하고 있다. 한마디로 잠들지 않는 편집국 체제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WP의 웹사이트가 연내 리모델링될 것이라는 예고도 곁들여졌다. 일요섹션인 선데이 매거진의 경우 지면을 오히려 늘리고 디자인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로 했다.



 WP가 인력과 예산을 늘리기로 한 건 최근 5년 안에 처음 있는 일이다. 배런 편집인을 통해 전해진 베저스의 메시지는 “인력은 얼마든지 보충해줄 테니 신문 지면만 제작한다는 마인드에서 벗어나 온라인 뉴스의 가치를 키우는 데 주력해 달라”였다고 한다.



 온라인 미디어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도 새로 선보인다. FT에 따르면 WP는 5월부터 유력 지방언론사를 상대로 디지털 지면과 모바일 앱을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댈러스 모닝뉴스와 호놀룰루 스타-애드버타이저 등이 대상이다. 이들의 구독자 수를 합치면 100만 명이 넘는다. 힐스 사장은 “한 해에 100달러에 달하는 온라인 구독료를 제휴언론사의 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WP의 우수한 콘텐트를 미 전역, 나아가 국제 미디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WP라는 브랜드 가치를 내세워 미 전역에 디지털 콘텐트 시장을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1000만 명에 달하는 독자들로 하여금 WP의 콘텐트를 접하게 해 뉴스 시장의 가치를 10억 달러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게 목표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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