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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족까지 울리는 발달장애인 고통, 제발 법 통과를 …

중앙일보 2014.04.03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어제 N서울타워·인천대교, 프랑스 파리 에펠탑,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 세계 50개국 3000여 곳에 파란색 불이 들어왔다. 세계 자폐인의 날을 맞아 이들이 좋아하는 파란색을 비추며 관심을 촉구했다. 자폐성 장애인은 1만8133명, 지적장애인은 17만8864명으로 이 둘을 합한 발달장애인이 20만 명(전체 장애인의 7.9%)에 육박한다. 중증장애인의 20.3%, 전체 장애아동의 62%가 발달장애인이다.



 이들은 인지력이 부족해 자립이 어렵다. 부모가 항상 붙어 있어야 한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70만 명이 고통을 겪는다. 학교 가면 왕따 당하기 일쑤다. 성인이 돼도 50세 넘은 부모가 끌어안고 있어야 한다. 부모의 52%가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며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한다. 자식보다 하루만이라도 더 살았으면 하는 게 부모의 소망이다.



 모든 장애인이 그렇지만 발달장애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득보장이다. 취업률은 16.5%에 지나지 않고 30.7%가 기초수급자다. 하지만 소득보장의 싹이 트고 있다. 어제 행사에서 ‘베어베터’라는 사회적 기업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발달장애인 78명(전체근로자의 80%)이 인쇄·제빵 등을 한다. NHN창업멤버의 한 명인 김정호 공동대표가 사재 25억원을 털어 만든 회사다. 창업 1년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기업들이 장애인 직접 채용 대신 베어베터 제품을 구매하면 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정해주는 연계제도가 상당한 도움이 됐다. 한국IBM·CJ푸드빌·대림산업 등 발달장애인을 돕는 기업들이 같은 상을 받았다.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장애인 복지는 선진국의 척도인데 이 점에서 우리는 후진국이다. 국내총생산(GDP)의 0.6% 정도만 장애인에게 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4분의 1이다. 무상보육·무상급식에 밀려 장애인소득 보장(연금·수당)은 바닥을 기고 있다. 최근 들어 발달장애인 정밀진단비·재활치료비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지만 소득제한이 있어 한계가 있다. 발달장애인 지원 법률도 기초연금 등 ‘복지 3법’에 밀려 처리되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일자리 마련, 소득보장, 법안 통과 세 가지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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