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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원 보수 공개, 투명경영 강화 위해 개선돼야

중앙일보 2014.04.03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지난해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상장 대기업에서 고액(5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등기임원들의 개인별 보수가 공개됐다. 개인별 임원 보수 공개를 의무화한 것은 경영 성과가 개별 임원의 보수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따져 기업 경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자는 의도다. 그런데 개인별 연봉 내역이 알려지자 고액 연봉의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임원들의 연봉이 경영 성과와 무관하게 터무니없이 많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일반 직원과의 격차가 너무 커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여론의 눈총은 해당 기업들이 임원 보수체계를 개선하는 데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별 기업의 사정을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임원들의 연봉을 줄 세우거나 이를 여론재판식으로 재단해 불필요한 ‘반(反)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것은 곤란하다. 임원 연봉의 적정성 여부는 해당 기업의 주주와 잠재적 투자자를 포함한 시장의 평가에 의해 가려질 일이지 기업 경영과 무관한 일반인이 판단할 사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임원들의 보수가 적절치 않다면 누구보다도 먼저 해당 기업의 주주와 투자자들이 시정을 요구하고 압력을 가할 것이다. 개별 임원의 보수를 공개하는 목적은 이들이 경영 성과와 보수가 합리적으로 연동됐는지를 판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첫선을 보인 임원 보수 공개 제도는 개선해야 할 대목이 있다. 우선 공개 대상을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임원으로 한정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목적이라면 굳이 총수일가를 포함한 비등기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불필요한 의혹을 살 이유가 없다. 또 한 가지는 보수 책정의 근거를 명확히 밝히라는 것이다. 주주와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경영 성과에 따라 왜 그런 보수를 산정했는지를 알아야 임원 보수의 적정성을 판단하고, 부당하다면 그 책임도 물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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