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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나가셨네, 얘들아 동작 개시 … 똘똘한 '가전 머슴'

중앙일보 2014.04.03 00:01 경제 6면 지면보기
#퇴근 전 스마트폰에 ‘귀가’라고 말하면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밥솥과 오븐이 미리 작동해 저녁식사를 만든다. 자기 전 ‘취침모드’라고 말하면 TV 등이 스스로 알아서 꺼진다. 출근 전에 ‘외출’이라고 말하면 조명과 에어컨이 꺼지고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한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로봇청소기를 자유자재로 움직여 집 안 모습을 구석구석 실시간 영상으로 살핀다.


삼성 '스마트홈' 11개국서 출시
사물인터넷 서비스 시대 본격화
앱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통제
LG ‘홈챗’도 곧 국내 시장 선보여

 공상과학(SF) 영화 속의 한 장면이 아니다. 집 안에 있는 모든 전자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가 가져다줄 생활상의 변화다. 삼성전자는 2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영국·독일 등 11개국에서 ‘삼성 스마트홈’을 공식 출시했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초기 단계가 현실화된 셈이다. 삼성 스마트홈은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만으로 냉장고·세탁기·에어컨·오븐·로봇청소기 등 대부분의 생활가전 제품과 집 안 조명을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제어·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이용할 수 있던 기존 스마트홈 서비스와 달리 삼성은 스마트 손목시계 ‘기어2’, 스마트 밴드 ‘기어 핏’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웨어러블(입는) 기기로도 제어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의 화면을 터치하는 기존 방식과 함께 가전제품과 대화를 나누듯 문자 채팅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음성인식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삼성은 전자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홈 분야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에서의 iOS(애플)·안드로이드(구글)와 같이 스마트홈 분야 공통의 플랫폼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정보기술(IT) 업체뿐만 아니라 통신·건설·의료·보안 분야 업체들까지 참여하는 거대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게 삼성의 밑그림이다. 예를 들면 쿠쿠·쿠첸 등 전기밥솥 생산 업체들도 언제든지 의지만 있다면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은 지난달 스마트홈산업협회장을 맡으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홍 사장은 이날 “삼성이 추구하는 스마트홈 서비스의 모토는 스스로 생각하는 가전”이라며 “스마트홈이 소비자의 일상생활에 또 하나의 혁신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채비를 갖춘 곳은 삼성만이 아니다. LG전자도 이달 중으로 스마트홈 서비스 ‘홈챗’을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홈챗은 스마트폰을 통해 가전제품과 친구처럼 일상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다. 전 세계 4억 명의 가입자가 있는 메신저 ‘라인(LINE)’을 기반으로 집 안 가전제품의 원격 제어, 모니터링, 콘텐트 공유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스마트홈 시장 성장에 따라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 스마트 가전 시장은 글로벌 IT업체들의 새로운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내비건트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 가전 시장은 2013년 21억5000만 달러(약 2조3000억원)에서 연 평균 48%씩 성장해 2020년에는 340억 달러(약 36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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