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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격 하루 만에 … 중국 꽃게잡이 배 3척으로 줄어

중앙일보 2014.04.02 00:49 종합 13면 지면보기
1일 오전 서해 연평도의 연평면사무소 근처 지하 대피소. 하루 전 북한의 포격에 주민들이 대피했던 이곳에서 이날은 주민 강희자(40·여)씨 혼자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있었다. 운동 기구를 갖춘 대피소는 평소엔 주민들의 생활체육과 취미활동 공간으로 쓰인다. 강씨는 “우리 군(軍)이 훈련을 할 때마다 혹시 모를 북한의 행동에 대비해 대피하곤 하다 보니 금세 무덤덤해진다”고 말했다.


북 도발 연평도·백령도 가보니
우리 어선 100여 척 아침부터 조업
일부 주민 "대피 자주하니 무덤덤"

 북한이 해상 사격을 하고 단 하루 만에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5도는 평온을 되찾았다. 어선 100여 척은 이른 아침 조업을 시작했다. 연평도에선 26척이 이날 첫 꽃게잡이를 나갔다. 평온한 가운데 조업을 하면서도 앞날을 걱정했다. 백령도 김복남(56) 연지어촌계장은 “꽃게철인 4, 5월은 연중 최고 대목”이라며 “그러잖아도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 때문에 골치를 앓는데 북한이 또 도발하면 어민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근처 북방한계선(NLL) 너머에선 중국 어선 3척이 조업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신성만(53) 연평면사무소장은 “북한에 돈을 내고 꽃게잡이를 하는 것”이라며 “어제 15척이 있었는데 발이 묶였다가 포격이 끝나자 12척이 빠져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과 서해 5도를 잇는 여객선은 운항을 재개했다. 오후 1시 백령도 용기포신항에 들어온 2071t 여객선 하모니플러워호에선 승객 300여 명이 내렸다. 승객 김준우(22) 공군 이병은 “어제 해상 포격전 소식을 접했지만 긴장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정체불명의 무인항공기가 백령도에 떨어졌다는 소식에 일부 주민은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이 군사적 목적에서 백령도를 정찰했을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주민 단체 ‘백령도를 사랑하는 모임’의 심효선(51) 사무국장은 “막 관광철에 접어들 즈음에 사건이 잇따라 터져 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안전행정부는 이날 서해 5도 대피시설과 경고 방송 체계를 재점검했다. 정부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후 424억원을 들여 서해 5도에 주민 대피시설 42개를 새로 만들었다. 또 대피 방송 을 못 듣는 지역이 없도록 7억4000만원을 지원해 경보단말기 16개와 음향 확성기(앰프) 5개를 추가 설치했다.



백령도=이서준 기자, 연평도=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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