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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왕 vs 오렌지공주, 우크라이나 대선 맞대결

중앙일보 2014.03.31 00:45 종합 19면 지면보기


5월 25일 치러질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선거는 이른바 ‘초콜릿 왕’과 ‘오렌지 공주’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시위대 앞장 억만장자 포로셴코
티모셴코 전 총리에게 지지율 앞서



 초콜릿으로 부를 일군 페트로 포로셴코와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인공인 율리야 티모셴코의 양자대결 구도다. 상대적으로 새 인물이면서도 앞서가는 이가 포로셴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36%의 지지를 받았다. 3위가 티모셴코였는데 12%였다. 2위(13%)였던 복서 출신의 비탈리 클리치코는 29일(현지시간) 포로셴코 지지선언과 함께 출마를 포기했다.



 포로셴코는 1990년대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콩을 거래하다 동유럽 최대의 초콜릿·사탕 제조업체인 로셴을 일궜다. 지금은 방송·자동차·조선소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2012년 경제지 포브스가 꼽은 세계 1153위의 억만장자다. 98년 의원 배지를 달았는데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곤 했다. 빅토르 유셴코 전 대통령과 가까워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요 지지자 중 한 명이었고 유셴코 전 대통령 집권기에 외교장관을 맡았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때도 경제장관을 지냈다.



 지난해 말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그는 강력한 시위 지지자가 됐다. 억만장자 중 유일했다. 러시아가 식품안전을 이유로 로셴에 대한 금수조치를 취한 게 포로셴코가 반정부 시위에 적극 가담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때 그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보다는 재정적으로 친서방파를 지원하는 길을 택했다. 그가 소유한 방송은 시위 현장을 생중계했고 그 자신도 시위에 앞장섰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었다. 러시아 덕분에 강력한 대선 후보가 된 셈이다.



 포로셴코 자신은 경제를 살릴 적임자란 점을 부각한다. 그는 “어떻게 새로운 투자환경을 만드는지 경험이 있다”며 “부패에 대해선 무관용 정책을 펴겠다”고 다짐했다.



 티모셴코로선 이번이 두 번째 대선 도전이다. 2010년엔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고 이듬해 부패 혐의로 투옥됐다. 서방에선 ‘정치적 피해자’란 인식이 강하다. 티모셴코는 에너지사업으로 부를 일군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출신이면서도 야당 의원 시절인 2004년 유셴코 전 대통령과 함께 오렌지 혁명을 이끌어 ‘오렌지 공주’란 별명을 얻었다. 금발의 하얀 피부, 가느다란 몸매에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 ‘잔 다르크’로까지 불렸다. 유셴코 집권 후 우크라이나 최초의 여성 총리를 지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미·러 간 외교적 노력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먼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28일 통화 이후 백악관과 크렘린 모두 “외교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다음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을 의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30일 파리에서 만나 해법을 모색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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