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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사후세계 있다면 지옥 가서 변화시킬 것"

중앙일보 2014.03.29 01:22 종합 10면 지면보기
‘원순씨! 도대체 정체가 뭐예요?’


 누구나 서울시장 박원순을 알지만 많은 시민은 2011년 ‘안철수-박원순’ 단일화로 시장에 당선된 ‘인간 박원순’에 대해 궁금해한다. 자신을 ‘원순씨!’라고 불러 달라 하고, 또 정말 그래도 될 것 같은 소탈한 이미지는 역대 서울시장의 이미지와 다른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서울시장 2년5개월.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시청 관계자는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고집과 소신이 강한데, 또 남의 의견을 듣고 말이 된다 싶으면 굉장히 빠르게 받아들인다”고 평한다. 여러 물질과 잘 섞이는 물, 향과 맛이 뚜렷한 독주 같은 면을 동시에 가지고 그때그때 잘 활용한다는 얘기다. 박원순 시장의 인상 궤적은 다이내믹하다. 서울대 재학 중 시위로 제적→단국대 입학→검사→변호사→참여연대→미국 유학→아름다운 재단→희망제작소를 거쳐 서울시장이란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정작 박 시장 본인은 “아무거나 안 가리고 잘 먹고, 살면서 허무함을 느낀 적도 거의 없고, 특별히 부러운 사람도 없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나쁜 일도 다 공부가 됐고, 꼭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하루 종일 기다릴 수 있다”니 지독한 긍정론자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도 “세상 사는 데 큰 불편함은 없지 않나요?”라며 웃고 만다.



 그러나 일할 때는 치밀하다. 스스로 “제가 ‘꼼꼼 원순’이다. 은근히 승부욕도 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고 말한다. 메모하고 스크랩하는 게 버릇이다. 그는 “1000만 시민의 다양한 요구를 조정하고 해결하려면 경청하고 소통하는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서울시장의 제1 덕목으로 소통을 꼽았다. 무엇보다 “사후세계가 있다면 착한 사람만 모인 천국보다 지옥에 가서 지옥을 변화시키겠다”는 말이 정치인 박원순을 잘 드러낸다. 그는 더 나은 사회는 ‘한 방’이 아닌 노력으로 이뤄진다고 믿는다. “로또를 살 일이 없으니 1등에 당첨될 일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박 시장은 “시장이 된 뒤 어려운 정책을 많은 협의와 조정을 거쳐 결실을 이룰 때 가장 큰 기쁨을 느꼈다”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추운 겨울을 이기고 피어난 들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전문] 박원순의 시시콜콜 100문 10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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