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년 동안 128명 사상, 공포의 교차로

온라인 중앙일보 2014.03.28 21:11
서울에서 보행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있다. 바로 청량리역 앞 교차로. 이곳에서 최근 3년 동안 120여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뭐가 문제인지, 분석작업이 시작됐다고 JTBC가 보도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교차로.



교통사고 목격자를 찾는 플래카드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상신/인근 가게 주인 : 사람 많고 차도 많고 그렇죠. 인사 사고로 죽은 사람이 7~8명 정도 될걸요.]



60대 여성이 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차량 신호등은 초록색이었고, 결국 이 여성은 달려오던 차량에 치여 숨졌다.



이곳 횡단보도에서 사고가 특히 많았다.



차량 신호와 보행 신호가 있지만, 횡단보도 길이가 7m도 채 안돼 무단으로 건너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이곳에서 죽거나 다친 사람은 모두 128명.



서울에서 가장 교통사고가 많은 죽음의 교차로였다.



[김대중/서울 동대문 경찰서 경위 : 짧은 구간으로 보행자가 건너다 보니까 무단횡단이 많습니다. (차는) 차량 신호만 보고 그대로 지나가요.]



[박기수/도로교통공단 과장 : 기차·전철·백화점 등 시설물이 많고요. 평균 교통량은 1일 기준 5만대 정도 됩니다.]



원인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 특수 차량이 동원됐다.



3차원 인식 카메라와 3D 스캐너 등으로 무장하고 도로의 문제점을 찾아 나선 것.



[김민태/도로교통공단 과장 :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시설물 설치가 필요합니다. 또 도로운전자들이 미리 방향을 알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장치도…]



죽음의 교차로에서 인명사고가 줄어들지 주목됩니다.



[앵커]



네, 이 사건 취재한 사회부 이지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3년간 12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거잖아요. 숫자가 상당합니다.



[기자]



네, 청량리 교차로에서만 정확히 128명의 인명 사고가 났는데요, 말하자면 일주일에 한명 꼴로 사고가 난 겁니다.



특히 이곳은 차량이 보행자를 친 경우가 전체 사고의 60%에 가까웠는데요.



그만큼 사망 가능성이나 부상 정도가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이 교차로 주변을 전문가들과 둘러 보면서 이유를 분석해 봤는데요.



먼저 이곳의 유동 인구가 엄청납니다.



백화점, 지하철, 철도, 경동시장, 병원 등이 꽉 차 있습니다.



또 하루 교통량은 5만대나 됩니다.



이처럼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데, 교차로의 형태도 일반적인 일자가 아니라 구불구불하게 교차돼 있습니다.



[앵커]



말로만 들으니까 이해가 잘 안되는데요.



[기자]



좀 헷갈리시죠. 자료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청량리 교차로는 이렇게 설계돼 있습니다.



도로 한복판에 환승센터 3곳이 있고, 원할한 교통 흐름을 위해 삼각형 지대가 있습니다.



바로 이곳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인데요.



실제로 가서 보니 횡단보도 길이가 너무 짧은 것이 큰 이유였습니다.



길이가 7m도 채 안되는데, 이렇다 보니 무단횡단의 유혹에 쉽게 빠질 수 밖에 없는데요.



바로 앞 환승센터에 제가 타야할 버스가 올 경우 신호를 무시하고 뛰어가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는 겁니다.



이날 제가 취재하러 갔을때도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날렵하게 무단횡단을 하는 분들을 적잖게 봤습니다.



[앵커]



이 때문에 교통 당국이 최첨단 안전 점검 차량을 동원해 문제점을 조사했다고요.



[기자]



네. 도로 주변의 각종 구조물을 찍는 3D 스캐너와 전방 도로를 인식하는 카메라 등이 달린 첨단 차량이 동원됐습니다.



대당 10억 원에 육박하는 특수 제작된 차인데, 제가 어제 직접 관계자와 동행해 도로 점검하는 과정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화면 먼저 보시죠.



[김민태/도로교통공단 과장 : 전방위 카메라로 측정되는 데이터인데요. 동영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동영상이 아니고 5m 단위로 도로의 현황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겁니다. 도로 시설물의 폭과 높이를 사무실에서도 측정할 수 있게 그런 기능이 담겨있습니다.]



이 차량이 돌아다니면서 도로의 굽은 정도, 경사, 도로의 포장상태 등을 측정하면 이를 통해 수집된 정보가 차량 내 설치된 서버에 저장됩니다.



예를 들어 도로가 얼마나 울퉁불퉁한지 보여주는 소성 변형이라는 데이터 기준이 있습니다.



이 소성변형의 수치가 들쭉날쭉하면 그만큼 도로가 고르지 못하다는 건데요.



이럴 경우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제동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도로 포장을 다시 해야 하겠죠.



[앵커]



그렇군요. 그렇다면 '마의 구간' 청량리 교차로는 앞으로 어떻게 개선되나요?



[기자]



우선 횡단보도의 근처의 일자 차선은 지그재그 차선으로 다시 칠해집니다.



차선이 지그재그일 경우 운전자가 차량의 속도를 줄여야겠다는 심리적 부담이 생긴다고 합니다.



당연히 보행자의 사고가 줄어들겠죠.



또 신호 체계도 일부 변경됩니다.



횡단보도 보행자의 대기시간을 줄여 오래 기다리지 않게 하겠다는 겁니다.



횡단보도 인근엔 운전자 시야를 방해할만한 표지판 등의 시설물도 재정비할 예정입니다.



아직 시범 운행중이긴 하지만 향후에 LED 횡단보도 유도등이나 점자블럭 등을 도입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비단 청량리 교차로 뿐 만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올해 안에 교통사고가 잦은 곳 80여 곳이 개선될 예정입니다.



서울에선 마포 상수역 교차로와 은평구 역촌 사거리, 광진구의 광장 교차로 등 8곳이 우선 대상입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본인의 안전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주위를 잘 살펴야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실제 보행자 4명 중 1명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 딴 짓을 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온라인 중앙일보·이지은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