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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없어도 고가품 쇼핑 가능

중앙일보 2014.03.28 02:30 종합 8면 지면보기
현오석 부총리가 27일 관광 활성화 및 규제 개혁을 위한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현 부총리가 서울 명동 ‘난타’ 공연장을 찾아 공연을 체험하고 있다. [뉴스1]
5월부터 인터넷 쇼핑몰에서 공인인증서 없이도 비싼 제품을 살 수 있다. 30만원 이상 제품을 살 때 의무적으로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게 한 규제가 풀려서다. 정부는 27일 이런 내용을 포함해 ‘규제개혁 끝장토론’(20일 개최)에서 나온 대표 규제 사례 52건의 해결책을 발표했다.


규제 '끝장토론' 일주일 … 52건 중 41건 철폐 발표
푸드 트럭 규제 풀고 '놀이공원서만 영업' 새 규제

 이에 따르면 52건 가운데 절반가량인 27건은 상반기, 14건은 올해 말까지 규제를 풀기로 했다. 나머지 11건은 장기 검토가 필요하거나 수용이 어려운 과제로 분류했다. 우선 대표적인 ‘손톱 밑 가시’로 꼽혔던 공인인증서는 온라인 쇼핑 때 사실상 필요 없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카드사·결제대행업체가 금액에 관계없이 공인인증서 대신 안심클릭과 같은 간편한 인증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30만원 이상 제품을 살 때는 공인인증서와 안심클릭을 모두 거쳐야 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외국인의 인터넷 쇼핑은 한결 편리해진다. 공인인증서 없이 기존의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게 해준 것과 별도로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외국인 전용 인터넷 쇼핑포털 사이트인 ‘K몰’(가칭)을 만든다. 국내 중소 규모의 인터넷 쇼핑몰을 한곳에 모아놓은 개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류 팬이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카드번호·비밀번호 정도만 입력하면 결제가 되도록 인증 절차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창업자나 벤처사업가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연대보증 의무가 100% 면제된다. 지금은 전체 대출액의 15%에 대해 시중은행이 연대보증을 요구할 수 있어 벤처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이 많다. 영세 사업자의 화장품 시장 진입을 막고 있던 규제도 풀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음달부터 화장품 판매관리자의 자격을 관련 학과(화학·생물학) 전공자로 제한한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끝장토론에서 여론의 주목을 받은 여수산업단지·뷔페영업과 같은 규제도 줄줄이 풀린다. 여수산업단지의 5조원 투자를 가로막은 개발부담금은 개발계획을 바꿔 부담금을 안 내도 되도록 했다. 자동차 튜닝(개조)은 13개의 복잡한 승인조항을 확 줄인다. 뷔페에서 5㎞ 이내에서 만든 빵만 사용하도록 한 규제도 없어진다.



 그렇다고 모든 규제를 다 없애는 건 아니다. 추가 검토 과제로 빼놓은 면세점 이용 한도(현재 1인당 400달러) 상향이나 렌터카 운전자 알선(대리운전) 확대가 대표적이다. 기획재정부는 면세한도 상향은 내수 활성화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차원에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렌터카 대리운전도 택시업계의 반발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정부 발표 중에는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해결책이 여러 개 있다. 일각에서 졸속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학교 주변 관광호텔에 대해 “유해시설(단란주점·유흥주점)만 없으면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조치는 교육부 훈령을 바꿔 호텔 사업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에서 사업을 설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뿐이다. 학부모가 절반 이상인 위원회에서 사업을 거부하면 건축이 어렵다. 푸드트럭은 자동차등록증만 있으면 영업허가를 내준 대신 놀이공원과 같은 유원시설에서만 영업을 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제를 만들었다. 놀이공원 밖의 푸드트럭은 불법 영업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세종=이태경 기자,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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