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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잡스 같은 사람만 꿈꿔서야 … 소자본·생계형 창업도 좋은 취업 대안

중앙일보 2014.03.28 00:30 종합 30면 지면보기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창업가만 꿈꿔선 안 됩니다.”


김종부 인덕대 창업지원단장
"대학평가 때 창업률 연계했으면"

 김종부(53·사진) 인덕대 창업지원단장(메카트로닉스과 교수)의 얘기다. 그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보석 가공업체 같은 소자본·생계형 창업도 취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설사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창업 실패 경험은) 좋은 취업 스펙”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업 경험자다. 1997년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수신기 제조업체를 차려 2005년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이때 경험을 바탕으로 2008년 당시 윤달선 총장에게 창업가를 키우자고 건의했다. 이 대학은 김 교수를 단장으로 한 창업지원단을 꾸렸다. 지금껏 지원단을 거친 학생 380명이 120개의 회사를 차려 꿈을 키우고 있다. 이 학교는 이런 실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7개 창업사관학교 중 한 곳으로 꼽혔다. 전문대 중에선 유일하다.



 그는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창업을 꺼리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뿐 아니라 돈과 공간, 도와줄 사람 등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대학이 취업률을 올리는 데만 매달리지 말고 창업에 조금만 눈을 돌리면 학생을 창업가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인덕대의 경우 창업상담센터에서 예비 창업가를 위한 원스톱 창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창업 아이디어만 있으면 회계·마케팅·세무 전문가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변리사는 특허 등록을 돕는다. 창업대전을 열어 판매·마케팅까지 지원하는 식이다. 27일엔 벤처투자자 80명을 상대로 교내 창업 기업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그는 “대학 전체 공간의 10분의 1을 창업 동아리 전용 공간으로 쓰고, 연간 예산 300억원 중 15억원을 창업 지원에 쏟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정부가 창업의 씨앗을 뿌리는 데만 치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업이 화두로 떠올랐다고 해서 보여주기식 실적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며 “1000억원을 투자해 1년 만에 1000개 회사를 창업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오래 살아남도록 씨앗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덕대는 사업계획서를 심사해 매년 40~50개 회사에 200만~1000만원씩 지원하지만 부실 회사는 끊임없이 솎아낸다. 그는 “1년 뒤 매출 3억원 이상, 직원 5명 이상 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가차없이 퇴출시킨다”고 말했다.



 대학이 바뀌려면 정부부터 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교육부에서 대학을 평가할 때 창업률 지표가 거의 없다시피 하니까 대학에서 관심이 없다”며 “대학 재정지원 사업에 창업률을 조금만 연계해도 대학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확산하고 있는 창업휴학제도 전공 관련 분야나 기술 분야 창업 휴학만 허용하지 말고 서비스 창업에 대한 휴학도 허용하는 등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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