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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고 싶은 공간 『뒤뜰』 … 그곳에 아버지가 있었다

중앙일보 2014.03.28 00:15 종합 24면 지면보기
16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 황선미(51·사진)씨가 새 책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사계절, 이하 『뒤뜰』)를 냈다. 오는 4월 영국에서 열리는 ‘런던도서전’을 앞두고서다. 황씨는 이 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초대된 한국 작가 10명 중 대표작가인 ‘오늘의 작가’ 자격으로 방문한다. 『뒤뜰』은 사회적 명예와 부를 거머쥔 한 노인이 죽음을 앞두고 어린 시절 살았던 집을 찾아가 뒤뜰을 두고 이웃들과 겪는 우여곡절을 그린 이야기다. 노인은 그들과의 만남 속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후벼 판 상처가 자신도 몰랐던 오해에서 비롯한 아픈 기억임을 깨닫는다. 25일 서울 역사박물관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를 만났다.


『마당을 …』 작가 황선미 새 책

 - 집필 동기는.



 “아버지가 떠난 뒤 그가 머물던 뜰에 들렀다. 그리고 아버지가 앉았던 낡은 의자를 발견한 것이 계기였다. 『마당을 나온 암탉』도 아버지가 모델이다. 거기서 드러나지 않은 아버지의 모습을 멋지게 드러내고 싶었다. 아버지가 한번은 ‘나는 왜 이렇게 살았을까’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저 한 마디 말 속에 얼마나 많은 것이 들어있을까 생각했다.”



 -‘뒤뜰’은 무슨 의미인가.



 “현실 속 삶의 공간이자 감추고 싶은 과거의 기억이다. 누군가가 죽기 전에 화해해야 하는 개인적 문제이기도 하다. 뒤뜰은 선뜻 공유하기 힘든 내밀한 곳이지만 이를 개방하면 누군가에게는 앞뜰이 되기도 한다. ”



 지금의 내가 기억을 더듬어나가며 알게 된 진실을 통해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고, 이로써 주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이야기. 동화작가로 소개되는 황씨의 책엔 우스꽝스러운 장면 속에도 삶의 결을 곱씹게 하는 사유가 녹아있다. 그래서 한때 그의 책이 소설과 동화 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두고 문단에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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