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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젖히고 젖히는 것이 돌의 생명

중앙일보 2014.03.28 00:11 경제 11면 지면보기
<본선 8강전>○·탕웨이싱 3단 ●·김지석 9단



제5보(49~64)=‘사귀생 통어복이면 필승’이란 격언. 귀를 네 개 차지했다면 중앙은 가볍게 어루만지라는 것이지만 요즘엔 맞는 말이 아니다. 중앙과 변을 다루는 기술이 예전보다 발달했기 때문이다.



 이 바둑은 어떨까. 백이 네 귀를 모두 차지했다. 좌변을 25집 정도로 보면 백집은 55집이다. 그러나 형세는 흑이 좋다. 중앙이 넓고 두터워 우변을 지키고 백을 천천히 쫓아가도 충분할 정도다. 물론 ‘천천히’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위험을 피하려는 심리는 절대 금물로 사활이 핵심인 바둑에서 활기찬 운석(運石)은 생명과 같다. 적당히 두어서 이긴다는 것은 실력 차이가 여간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 49 젖힘은 이 한 수의 자리. 이런 자리를 안 젖히고 돌의 활기를 얻을 수는 없다. 50도 이 한 수의 자리. ‘참고도1’을 보자. 실전을 다시 재현한 것인데 여기 백2는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이후 흑A, 백B, 흑C, 백D까지 패로 버틴 것이 실전으로 고수들에겐 정석처럼 알려진 수순이다. ‘참고도2’ 백2는 “너무 정직하다”는 비판을 들을 만한 위축된 수법이다.



 큰 패가 났다. 그렇지만 서로 팻감이 없다. 과연 포석에서 백이 좌변을 단단하게 지켜둔 것이 효험이 있어 흑에 팻감이 없는 것이다. 좌하 61이 유일한 팻감이다. 물론 백에도 팻감이 없긴 했는데 그러나 64가 좋았다(60, 63=패 따냄).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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