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 칼럼] 소프트웨어 교육, 영어처럼 어릴 때부터

중앙일보 2014.03.28 00:10 경제 10면 지면보기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소프트웨어가 대세다. 소프트웨어는 산업 간 융합의 기본으로 전자·자동차·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시스템개발 비용 중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신기기 64%, 전투기 51%, 의료기기 41%, 조선 60%, 자동차 40%에 이른다.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자동차는 이제 가솔린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움직인다”고 말한 바 있다. BMW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비율은 이미 전체 직원의 50%를 차지한다. 2013년 노벨 화학상은 소프트웨어가 주역이었다. 복잡한 분자의 화학반응을 계산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만든 개발자들이 수상한 것이다. 이처럼 많은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앞으로는 전문가와 대중의 경계가 허물어져 대중용 소프트웨어 제작도구가 보편화될 전망이다. 일반인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고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시대, 즉 소프트웨어가 21세기 언어로 소통의 중심이 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교육을 통해 컴퓨터 언어와 친숙해지고, 소프트웨어의 창의적이고 건전한 활용을 촉진하는 사회적 인식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성장기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방식과 논리를 습득하고, 스스로 문제해결 방법을 알아나가도록 도와준다. 예컨대 스마트폰 앱을 다운받지만 말고 ‘나도 아이디어가 있는데, 한번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이 가능하도록 해주자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이미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7월 학교 방과후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인 ‘코드 클럽’을 늘리는 신교육과정을 발표하고 올해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미국은 청소년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아워 오브 코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은 초·중학교에서 컴퓨터 과목이 필수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활용 교육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반면 학생들에게 좋은 품질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할 수 있는 기반은 아직 부족하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를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쓸 만한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과 기업의 눈높이가 달라 졸업한 학생들의 실무역량이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졸업생을 채용하기보다는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소프트웨어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초·중등 교육 강화를 통한 소프트웨어 인재의 저변 확대, 대학 교육의 내실화 등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세부 과제를 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산업체 수요에 부응하는 대학의 실무형 교육 혁신을 위한 네트워크형 산학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성장기에 영어를 배우는 것처럼 소프트웨어도 배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절실한 때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