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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적 속인 유우성 … 탈북자 아파트도 받아

중앙일보 2014.03.27 00:57 종합 13면 지면보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의 피해자이자 간첩 혐의 피고인인 유우성(34·중국명 유가강)씨가 2007년 탈북자 특별분양용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받아 현재 거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북 화교로 중국 국적자인 유씨는 2004년 국내로 들어온 이후 탈북자인 것처럼 위장해 왔다. 이후 정부가 지원하는 수천만원대 탈북자 정착 지원금을 지속적으로 받고 서울시 공무원에 특채된 데 이어 탈북자 주거 안정용 임대아파트 입주권까지 얻은 사실이 새로 드러난 것이다.


10년간 정착지원금도 7720만원
"탈북자 혜택·권리 모두 챙겨"

 검찰은 유씨가 탈북자인 것처럼 속이고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따낸 것은 불법이라고 판단, 수사에 착수했다. 유씨는 최근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으로부터 “탈북자로 위장해 7720만원의 정착 지원금을 부정 수령했다”는 등의 이유로 고발됐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사기 혐의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두봉)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 결과 유씨는 2007년 3월 서울 송파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입주했다. SH공사가 660가구를 분양해 1997년 4월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로,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영구임대주택 성격이다. 이 중 10%가량인 60여 가구가 탈북자 분양용으로 배당됐다. 전용면적 38.5㎡로 방 2개와 화장실 1개, 거실 겸 주방 1개로 돼 있다.



 임대료는 보증금 1076만원에 월세 13만 3100원. 주변의 비슷한 아파트 전세보증금 시세(1억5000만원)보다 저렴하다. 유씨는 입주 두 달 후 월세를 전세로 돌렸다. 이때 추가 전세보증금 2300여만원을 더 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유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는 탈북자이면서 기초생활수급자”라며 “나 말고도 재북 화교 출신이면서 탈북자로 인정받아 같은 아파트에 사는 분들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요즘은 하는 일이 없어 전세계약을 월세로 전환해 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등에 따르면 유씨가 200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센터인 하나원을 나온 이후 정부로부터 받은 각종 지원금은 7720만원에 이른다. 하나원을 수료한 직후 받은 주거 및 초기 정착금 1310만원과 연세대, 대구가톨릭대를 다니며 받은 탈북자 교육지원금 950만원 등이다. 정부 지원금과는 별도로 유씨가 2011년 6월 서울시 공무원(시간제 계약직)으로 특채돼 22개월간 받은 급여는 2400만~2600만원 선이다. 서울시 측은 “일반직 9급 공무원 대우라고 보면 비슷하다. 한 달 실수령액이 110만~120만원가량”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가 입으로는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았다고 하면서도 탈북자로서 누릴 혜택과 권리는 모두 챙긴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에서의 불법행위도 철저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증거조작 수사팀은 26일 국정원 윗선 수사를 재개했다. 수사팀은 이날 유씨 출입국기록 관련 문건 3건 위조 및 제출 과정에 관여한 국가정보원 김모(48·구속) 조정관과 선양총영사관 이모(48) 영사를 재소환했다. 이 영사에겐 위조된 허룽시 출입국기록에 대한 영사확인서 발급 과정에서 직속 상관인 이모(3급) 대공수사팀장의 독촉과 지시가 있었는지를 캐물었다. 김 조정관에게도 항소심 증거문건 입수계획에 대해 이 팀장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는지를 조사했다. 수사팀은 25일 SK브로드밴드·KT 등 통신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김 조정관 등 주요 관련자들의 국제전화와 인터넷전화 통화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영·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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