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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이상형 김우빈과 만남, 신기했어요"

중앙일보 2014.03.27 00:39 종합 24면 지면보기
다양한 포즈를 요청하자 처음에 계속 수줍어하던 심석희는 차분하면서도 제법 능숙하게 포즈를 취했다. 다리를 꼬고, 손등으로 턱을 괸 자태만 보면 쇼트트랙 대표선수라는 게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이날 심석희는 서울교육멘토기부단 발대식에 참가하기 위해 머리도 다듬고, 화장도 했다. 심석희는 “학교 방학 하고 운동 안 하는 시기가 겹칠 때 염색도 한다. 여자라면 꾸미는 걸 다 좋아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진경 기자]
심석희(17·세화여고). 소치 겨울올림픽 메달리스트와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이라는 성과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선수다. 1m75㎝의 큰 키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스퍼트. 17세답지 않은 대담한 경기 운영 능력. 그가 ‘쇼트트랙의 신(新)인류’라 불리는 이유다.


올림픽·세계선수권 휩쓴 쇼트트랙 신인류, 17세 소녀의 속마음

 그런데 일상 생활은 달랐다. 말수가 적고 행동이 느릿느릿하다. 심석희는 “행동이 느려 어렸을 때는 선생님한테 혼났다”고 토로했다. 평소 좋아했던 연예인 앞에서는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하지만 친한 친구나 언니와 수다 떨고 장난치는 건 또래 여고생 같다.



 요즘 심석희는 바쁘다. 뜻밖의 경험도 했다. 쇼트트랙 대표팀 언니들과 함께 찍은 화보는 날씬한 모습이 모델 같아 화제를 모았다. ‘친구2’라는 영화로 유명해진 배우 김우빈(25)과도 만났다. 심석희는 “모든 게 다 신기하다”고 수줍게 말했다. 26일 서울 청담동의 한 헤어숍에서 소녀답게 꾸미고 등장한 심석희를 만났다.



 - 시즌이 끝났어요. 어떻게 보냈나요.



 “여기저기 불러주시는 데가 많더라고요. 라디오 하는 게 제일 재미있었어요.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신기한 게요, 제가 안경 쓰고 머리 묶고 운동복 입으면 정말 많이 알아보시던데, 안경 벗고 머리 풀고 나가니까 못 알아보시더라고요(웃음).”



 - 화보 찍은 게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어요.



 “포즈를 취하기는 했는데 뭔가 되게 어색해서…. 그래도 주변에서 다 예쁘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재미있었어요.”



빙판을 가를 땐 선머슴 같았던 여고생 심석희. 안경을 벗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화보 촬영 땐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사진 보그코리아]
 - 배우 김우빈씨와의 만남도 화제가 됐어요.



 “좋았죠(웃음). 그냥…(잠시 머뭇거리다) 좋았어요. 먼저 연락을 주셔서 식사도 하고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드라마 통해서 참 멋지게 봤는데 실제로도 잘해주셨어요. 저랑 다른 길을 걸어온 분이니까, 음… 신기했어요.” 심석희는 소치 겨울올림픽을 전후해 이상형으로 김우빈을 꼽았고, 이게 인연이 돼 실제 만남으로 이어졌다.



 - 어린 나이에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했어요.



 “솔직히 (우승을) 전혀 예상을 못했어요. 3000m 수퍼파이널 때는 그렇게 따라잡을 줄 저도 몰랐어요(당시 심석희는 2바퀴를 남겨놓고 선두에 반 바퀴 차로 뒤지다 막판 스퍼트로 역전 우승했다). 모든 게 값졌어요.”



 - 심석희에게 부스터(Booster)가 달렸다는 말도 나오던데요.



 “하하. 정말 저한테 부스터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기본적으로 훈련을 많이 해요. 올림픽 준비하면서 훈련을 하루에 8시간 했어요. 지금도 집 근처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팀 동생들하고 같이 스케이트 계속 타고 있고요. 아직 부족한 게 더 많거든요. 아직 제 최고의 레이스는 없었어요. 더 채우고 더 배워야 해요.”



 - 키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커요.



 “중학교 2학년 때쯤 돼서야 ‘내가 정말 크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냥 워낙 잘 먹어서 큰 거 같은데…(웃음) 키 크면 쇼트트랙은 불리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저는 그런 생각 잘 안 해요. 오히려 제가 이 큰 키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들도 있잖아요.”



 - 중국 선수들과의 경쟁이 힘들지 않나요.



 “그냥 결승선을 통과할 때마다 제 뒤에 중국 선수가 있으면 무조건 경기복을 잡아당기더라고요. 비디오로 잡아당기는 게 보이는데도 실격을 안 받을 때도 있어요. 중국 선수와는 경기장에서 인사를 잘 안 해요. 말도 잘 안 통하고요(웃음).”



 - 스케이트화를 사준 친오빠가 화제가 됐어요(심석희는 오빠 심명석씨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사준 스케이트화를 신고 올림픽에서 우승했다).



 “부모님이 저를 좀 더 챙겨주셔서 오빠는 서운한 게 많았을 거예요. 그런데도 스케이트화를 사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정말 잊지 않을 거예요. 부모님한테는 사실 죄송한 게 더 많아요. 제가 ‘걱정하지 마’라고 하면서 가끔 투덜대기도 하거든요. ”



 - 심석희에게 쇼트트랙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스케이트를 일곱 살 때 시작했으니 제 인생의 반 이상이나 됐네요. 살아온 나이도 얼마 안 되는데(웃음). 걸음마 떼기 전 어린 시절을 빼면 제 인생의 전부죠. 모든 걸 다 걸고 열심히 해야죠.”



 - 많은 사람이 평창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치 올림픽 끝나고 전이경 선배님이 여자 대표팀 선수에게 오륜 마크 반지를 해주셨어요. 올림픽 통산 네 번이나 금메달도 따셨고, 어떻게 보면 올려다볼 수도 없는 선배님이 그런 선물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선배님이 해주신 반지를 항상 끼고, 평창 올림픽에서 더 잘할 거예요. 제 다음 목표는 평창 올림픽 금메달입니다.”



글=김지한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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