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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면 얘기해, 친구 같은 엄마가 해결해 줄게

중앙일보 2014.03.27 00:04 6면 지면보기
이유미씨가 삼남매 민지·민효·민겸(왼쪽부터)과 함께 여행을 간 부산에서 다정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


개학 전날 엄마는 해방감에 “야호!” 환호성을 외치고 너희는 “으악!” 소리를 지를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새 학기가 시작된 지 20일이 넘었구나.

엄마가 삼남매에게



 엄마가 오늘 편지를 쓰게 된 것은 새 학기를 맞아 공부 때문에 힘들어하는 너희를 응원하기 위해서야.



 큰딸 민지야. 성격은 까칠하지만 너는 엄마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친구였어. 네가 세상에 태어난 것이 엄마 나이 스무 살 때란다. 고교를 갓 졸업해 세상 물정도 모르던 초보 엄마 탓에 갓난아기 때부터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자란 것 같아. 민지 스스로 컸다는 말이 어쩌면 맞을지도 몰라. 그런데도 너는 직장 다니는 엄마를 대신해 어릴 때부터 동생 민겸이와 민효를 돌봐줬지. 엄마에게 이런 민지가 곁에 있어 항상 힘이 되고 걱정 없이 직장을 다닐 수 있었던 것 같아. 엄마는 민지가 고생한 거 다 알고 있어. 그런데도 “공부해라” “책 읽어라”라고 늘 잔소리한 거 미안해. 민지야. 엄마가 당분간 직장을 그만두거든. 이제 엄마 대신 동생들 돌보느라 공부하는 시간 뺏기지 않아도 돼. 그동안 못 해줬던 맛있는 음식도 많이 해줄게.



 5학년이 되면서 공부하는 과목도 늘어나 힘들지. 이제 엄마가 너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줄게. 공부가 어렵거나 학교 생활에 힘든 일이 있으면 엄마한테 꼭 얘기해 줘. 함께 상의하며 해결해 나가자.



 우리 집의 대들보 장남 민겸이. 두 달 전 마트에서 엄마가 효자손을 사려고 하자 질투심에 효자손을 숨기고 직접 등도 긁어주고 두드려주는 효자 아들. 3학년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데 아직 개학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알파벳도 제대로 쓰지 못해 걱정이다. 물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영어학원 문턱에도 보내지 않은 엄마·아빠의 잘못도 커. 이제 엄마가 도와줄 테니까 힘내자. 요즘 구구단을 열심히 외우는 민겸이를 보면 영어 공부도 잘 따라갈 것으로 믿어. 그리고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우리 민겸이가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도 잘 지냈으면 좋겠어.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마지막으로 집안의 귀염둥이 막내 민효야.



 넌 진짜 엄마의 복사판이다. 어쩌면 큰 덩치와 성격까지 엄마와 닮을 수가 있니. 아빠는 “언니·오빠와 달리 민효는 엄마를 닮아 고집도 세고 청개구리 기질(?)이 있다”며 벌써부터 걱정을 하고 있단다. 요즘도 휴대전화 게임 문제로 “그만해” “아빠 왜 그래” 하며 투덜거리다 아빠에게 혼나는 너를 볼 때마다 엄마가 괜히 미안해질 때도 있어. 민효가 언니·오빠처럼 엄마와 아빠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됐으면 좋겠어.



 그리고 올해 엄마가 민효에게 바라는 것은 한글을 깨우치는 거야. 민효가 한글을 깨우쳐 엄마가 쓴 편지를 직접 읽을 수 있으면 좋겠어. 엄마가 도와줄게.



 민지·민겸·민효야! 엄마·아빠는 너희가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잔소리를 한단다. 그러나 너희 입장에서 심하다고 느낄 때도 많을 거야. 엄마·아빠도 이제는 너희 생각을 존중하도록 노력할게. 너희도 엄마·아빠 말을 너희에게 보내는 응원으로 받아들여 주길 바라. 이 편지가 너희에게 힘이 되고 먼 훗날 추억이 됐으면 좋겠어. 정말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2014년. 힘내자. 힘들 때면 언제든지 엄마한테 얘기해. 친절하고 친구 같은 엄마로 변신해 너희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 줄게.



  세상에 둘도 없는 민지·민겸·민효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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