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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맞수] 온양관광호텔 대 온양제일호텔

중앙일보 2014.03.27 00:04 3면 지면보기
(왼쪽 사진) 온양제일호텔 직원인 홍정승·박해준·양희태·남석우·이예슬·박새봄씨.

(오른쪽 사진)온양관광호텔 직원인 김예슬·황주리·조수진·한동섭·이현진씨.

온양관광호텔, 역사 숨쉬는 대한민국 관광호텔 1호 자부심
온양제일호텔, 최신식 시설로 리모델링, 9개 부대시설 자랑

관광호텔 사거리에 위치한 온양관광호텔과 온양제일호텔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1970년대와 80년대 온양온천 관광 활성화 시기에는 대한민국 상당수 신혼부부가 이 두 호텔에서 첫날밤을 보냈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90년대 들어 많은 신혼부부가 해외에서 허니문을 즐기면서 두 호텔은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아산에 수도권 전철이 개통되면서부터 평일에도 투숙객이 늘고 있다. 다시 힘찬 날갯짓을 하며 옛 명성을 되찾으려고 노력 중인 두 호텔을 방문했다.



추억·낭만 vs 아늑함·편리함



“대한민국 1호 관광호텔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인 만큼 많은 분이 저희 호텔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어요.”



김예슬(25) 온양관광호텔 신입사원의 얘기다.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호텔을 ‘역사가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옛 추억과 낭만이 있는 곳’이라고도 했다. 평소 서비스업에 종사하길 희망했던 그는 한 달여 전부터 온양관광호텔 식음료서비스팀에 근무하고 있다. 그가 그동안 맞았던 투숙객 대부분은 이곳 호텔에서 추억을 만끽하고 간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호텔에 더욱 애정을 갖게 됐고, 아산의 역사에도 흥미가 생겼다.



 “투숙객들이 음료를 마시며 추억에 젖는 모습을 자주 보곤 해요. ‘오래 전 신혼여행 때 첫날밤을 보냈던 방에 다시 묵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회상하는 분도 많았고요.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앞으로 호텔에 근무하면서 투숙객들이 편안하게 추억과 낭만을 만끽하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실제로 온양관광호텔은 ‘리마인드 허니문’이라는 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2010년부터 흑자 운영을 가능케 한 효자 상품이다. “저희 호텔은 여느 곳과 견줘도 손색없을 정도로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요. 해외 관광객들도 하룻밤 묵고 나면 모두 만족해하죠.”



 이예슬(20) 온양제일호텔 신입사원의 얘기다. 그는 온양제일호텔이 지역 최고의 호텔이라고 자부한다. 지역의 다른 호텔보다 부대시설이 많고 편리함을 갖추고 있어 젊은층부터 중·장년층 고객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10월 신축한 지하 사우나 시설도 자랑할 만한 부대시설 중 하나다.



 “저희 호텔 역시 가끔 예전의 추억을 갖고 찾아주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이 ‘호텔이 훌륭히 바뀌었다’고 칭찬할 때마다 뿌듯해져요. 앞으로 최상의 시설과 최고의 서비스로 고객들을 모시고 싶습니다.” 온양제일호텔은 2012년 리모델링을 통해 최신식 시설을 구비한 호텔로 거듭났다.



역사와 전통 vs 럭셔리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충청도(忠淸道) 청주목(淸州牧) 온수현(溫水縣) 서쪽 7리 언한동에 온천이 있는데 가옥 25간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이 바로 세종대왕 당시 온궁(溫宮) 건물로 현재 ‘온양관광호텔’에 해당한다. 세종대왕은 이곳에서 눈과 다리 질환을 치료했다고 전해진다.



역사와 전통이 깃든 온양관광호텔은 1932년 건립된 대한민국 1호 관광호텔이다. 한국전쟁 때 파손된 건물을 53년 다시 지었다. 66년에는 국내 최초 관광호텔로 지정받았으며 91년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까지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객실 수는 175실이며 부대시설로는 대온천탕·사우나·대연회장·중소연회장 등이 있다. 특히 호텔 밖 마당에는 1458년 세조가 세운 신정비(神井碑, 충남문화재자료 229호), 1723년 영조와 사도세자가 궁술을 연마하던 영괴대(靈槐臺, 충남문화재자료 228호)등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온양관광호텔이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공간이라면 온양제일호텔은 2012년 리모델링을 통해 최신 시설을 갖춘 품격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온양제일호텔은 1971년 문을 열었다. 80년대까지 온양관광호텔과 함께 신혼부부와 관광객들로부터 가장 인기 있는 숙박업소 중 한 곳으로 꼽혔다. 하지만 90년대부터 관광객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09년에는 온양팔레스 호텔로 이름이 바뀌었고 업주의 관리 소홀로 ‘낙후된 호텔’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2012년 에이치엠베스트가 자본금 170억원에 온양제일호텔을 인수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기 시작했다. 그해 다시 이름을 온양제일호텔로 변경했고, 400여억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했다. 점점 변화를 거듭한 온양제일호텔은 현재 지상 10층, 지하 2층에 객실 수 142개의 럭셔리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특2등급 호텔에 걸맞게 커피숍·편의점·음식점 등 총 9개의 부대시설을 갖춘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가족탕 vs 박정희 대통령실



두 호텔은 모두 전 객실에 온천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이곳을 들러 숙박도 하고 온천도 즐기고 있다. 이 두 호텔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객실은 가족탕과 박정희 대통령실이다. 먼저 온양제일호텔만의 자랑인 가족탕은 7층과 9층 전 객실에 자리잡고 있다. 굳이 숙박을 하지 않고도 2시간과 3시간 단위로 비용을 지불한 뒤 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가족단위뿐 아니라 커플관광객 등 젊은층에도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다. 가족탕은 일반룸과 스위트룸이 있으며 2시간에 4만원·8만원, 3시간에 5만원·12만원에 즐길 수 있다.



온양관광호텔에는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묵었던 객실 519호가 투숙객들로부터 관심을 얻고 있다. 온양관광호텔 관계자는 “519호는 박정희 대통령이 온천을 즐기러 올 때마다 묵었던 객실”이라며 “충남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와 지냈던 호텔은 온양관광호텔이 유일하다”라고 말했다. 519호 객실 문 앞에는 실제로 ‘박정희 대통령실’ 이라고 붙여져 있으며 로열 스위트룸 가격으로 1박 숙박 시 60만원 선이다.



 박정희 대통령 객실에는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책상이 놓여 있고 공간도 여느 객실보다 커 장기 투숙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글=조영민 기자 , 사진=프리랜서 진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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