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래서 2014 올해의 차

중앙일보 2014.03.27 00:01 주말섹션 2면 지면보기
중앙일보 올해의 차(코티)는 언제나 치열하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올해의 차를 수상한 현대 제네시스와 올해의 수입차에 오른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 등은 1차 심사부터 치열한 경쟁을 했다. 올해는 심사방식도 간결하게 바꿨다. 수상 항목별로 차종을 1~3위 또는 1~5위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면서 각 영역별 우열을 가를 수 있게 됐다. 모든 후보의 전 항목을 평가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핵심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는 가격 대비 가치(25점), 혁신(15점), 디자인(15점), 성능·신기술(15점), IT·편의성(10점), 연비(10점), 승차감·정숙성(10점)의 7개 항목별로 총점 100점을 나눠주는 방식이었다.



“경쾌한 핸들링, 우수한 연비. 작은 차의 장점 빛나” 강병휘 스쿠라 레이싱팀 드라이버
[올해의 SUV] 르노삼성 QM3

연료계가 고장 났나? 거친 주행에도 18.5㎞/L 연비




“연료계가 고장 난 거 아닐까.” 단거리 위주의 과격한 주행이 많았던 중앙일보 코티 2차 심사에서 르노삼성 QM3는 온종일 꿈쩍 않는 연료계로 18.5㎞/L 1등급 연비의 경제성을 과시했다. 나아가 핸들링 평가에서도 칭찬이 이어졌다. “스티어링 휠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작은 차 특유의 경쾌한 감각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프랑스 차 특유의 위트가 느껴진다” “실내 디자인이 백미” 등 안팎 디자인도 두루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하면서 좋은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던 후보 중 하나였다.



“수입 고급 세단과 막상막하의 주행성능” 박상원 UL코리아 전략기획팀 부장
[올해의 차] 현대 제네시스

아스팔트·진흙탕 … H트랙은 길을 가리지 않았다




2차 심사의 시승 코스는 비포장과 포장의 두 가지로 나뉘었다. 시승차는 사륜구동 방식의 H 380 H트랙. 제네시스는 전날 내린 눈·비로 진흙탕 된 길을 앞뒤 바퀴로 구동력을 나눠가며 안정적으로 달려 심사위원의 찬사를 받았다. 아스팔트 씌운 포장도로에서는 한층 과격한 시승이 이어졌다. 짧은 시간 동안 한계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다양한 형태의 국도를 재현한 자동차안전연구원의 핸들링 코스에서 제네시스는 뛰어난 균형감각을 뽐냈다. 출시 초 불거진 강판 비율과 무게, 연비 논란을 잠재우기 충분한 실력이었다. 그 감동이 점수에 반영됐다.



“미국 차의 디자인 변신과 다양한 실험” 김방신 두산 모트롤 대표
[올해의 혁신] 링컨 MKZ

미국 차 편견 허무는 반전으로 가득한 차




예상대로였다. 혁신은 애당초 MKZ의 몫이었다. 편견을 허무는 반전으로 가득했다. 날카로운 눈매와 살짝 기운 듯한 몸통, 얇게 저민 테일램프의 조화부터 남달랐다. 일부 심사위원은 MKZ에 타자마자 오른손을 더듬어 변속 레버를 찾았다. 그러나 MKZ는 레버를 밀고 당기는 대신 스위치를 눌러 변속한다. 뒷좌석 천장 조명은 직물 커버 안쪽에서 은은히 빛난다. 산만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각종 버튼을 깔끔하게 정리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은 힘겨운 기색 없이 제법 큰 덩치를 끈다. 다만 굽잇길에선 차의 무게가 제법 느껴졌다.



“세상의 모든 차가 부러워할 장치를 모두 담았다” 장진택 카미디어 대표
[올해의 수입차]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첨단기술의 정점




“비싸니까 당연히 좋아야 하는 차다.” “모든 면에서 최고다.” S클래스에 대한 심사위원의 평가는 크게 둘로 나뉘었다. 그런데 이번 2차 심사의 분위기는 후자가 주도했다. S클래스는 소수의 소비자를 겨냥한 최고급차. 하지만 의외로 많은 점수를 받았다. 제네시스와 ‘올해의 차’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상징적 위상도 무시 못할 요소였다. 이름조차 외우기 힘들 정도로 많은 신기술이 심사위원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또 시승 땐 노면의 요철을 낱낱이 읽어 승차감을 조절하는 서스펜션으로 강한 기억을 남겼다.



“뚜렷한 테마를 계승·발전시킨 실질적 첫 국산차”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
[올해의 디자인] 기아 쏘울

자기만의 색 찾았다, 2세대로 이어진 개성




“일본 박스 카 유행의 뒷북치기.” 1세대 쏘울에 대한 평은 박했다. 그러나 원조 논란은 오래지 않아 쏙 들어갔다. 쏘울이 미국에서 일본 박스카의 원조 격인 닛산 큐브를 판매로 압도하면서부터다. 나아가 이번엔 1세대의 디자인 테마를 계승해 신형으로 진화했다. 쏘울은 자연스럽게 ‘자기 색깔이 분명한 차’로 거듭났다.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2차 심사에 진출한 비결이기도 했다. 기아 쏘울은 2차 심사의 시승에서 다시 한 번 심사위원에게 뚜렷한 기억을 남겼다. 눈에 띄게 개선된 주행안정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역시 최고의 매력은 디자인이었다.



“친환경은 중대형차가 앞장서는 게 옳다” 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올해의 친환경]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중형차는 기름 팍팍 써도 된다? 그것은 옛말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장르나 이름으로 미뤄 볼 때 이 상과 가장 어울리는 후보였다. 실제로 시승에서도 저속을 전기 모터만으로 소화했다. 정차 땐 부지런히 심장을 ‘마비’시켰다. 그러나 시승 일정이나 코스의 특성상 실제 연비를 가늠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이전 세대 그랜저보다 개선된 핸들링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중대형차의 연비를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친환경 점수를 긁어모았다. “세계적 표준에 다다르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는 애정 어린 충고도 있었다.



“신세대 볼보만의 감각을 잘 표현했다” 김기태 오토뷰 PD
[올해의 디자인] 볼보 V40

진보적이고 감각적, 신세대로 진화한 북유럽 스타일




볼보 V40은 1차보다 2차 심사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요즘 볼보를 타볼 기회가 없었던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유럽 차니까 막연히 탄탄하겠거니 짐작했는데 이렇게 편안할 줄은 몰랐다.” 특히 V40은 꼬부랑길이 연속된 코스에서 부드러운 승차감과 조작감이 돋보였다. 그러나 “엔진의 반응과 회전이 다소 거칠다”고 지적한 심사위원도 있었다. 그런데 2차 심사에서 볼보 V40은 디자인으로 더 주목받았다. “진보적이고 감각적”이란 평이 주를 이뤘다. 다른 어떤 차와 닮지 않았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은 비결이었다.



“한글 손 글씨 입력 가능한 i드라이브” 이남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올해의 스마트] BMW X5

독일 차가 한글도 인식하네 … 스마트 시대 앞장




“거 참 신기하네.” “이런 건 국산차가 먼저 도입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감탄과 탄식이 이어졌다. 한글 손 글씨를 인식하는 BMW X5의 i드라이브를 써 본 심사위원의 반응이었다. 이날 BMW X5는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누볐다. 발 빠른 반응과 정교한 운전 감각을 자랑했다. 다만 BMW코리아의 시승차 운영 방침에 따라 겨울용 타이어를 끼우고 있어 소음이 다소 두드러졌다. 접지력도 조금 떨어졌다. 이 때문인지 심사위원들은 X5의 성능보다 스마트 기능에 더 많은 점수를 안겨줬다.



"탁월한 가속력!" 유지수 국민대 총장
[올해의 성능] 아우디 R8 V10 플러스

525마력 압도적 파워 … 시속 100㎞까지 3.5초면 충분




이날 심사위원들은 R8 시승을 서로 미뤘다. 다른 차 평가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한 탓이었다. 공교롭게 이번 2차 심사엔 R8과 저울질할 만한 차도 없었다. R8은 성향과 성능 면에서 외딴 섬 같은 존재였다. R8은 귀청을 파고드는 사운드와 돌침대처럼 딱딱한 승차감, 0→시속 100㎞ 가속 3.5초의 짜릿한 성능으로 핸들링 코스를 순식간에 헤집었다. 예상대로 아우디 R8 V10 플러스는 525마력의 압도적인 파워로 심사위원을 압도했다. 그리고 모두의 짐작대로 치열한 경쟁 없이 올해의 성능상을 거머쥐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