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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해도 병 고치게 병원 문턱 낮춰야"

중앙일보 2014.03.25 01:34 종합 12면 지면보기
서울 중랑구 김양수(53)씨는 딸과 의료진 앞에서 “알코올 중독 치료를 꾸준히 받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왼쪽부터 권용진 서울시 북부병원장, 이사랑 간호사, 김씨. [김경빈 기자]


지난해 5월 서울시 북부병원은 보건·의료·복지를 하나로 묶은 통합의료 서비스 ‘301 네트워크’를 선보였다. 셋을 묶어서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간호사·사회복지사·영양사가 한 팀을 이뤄 취약계층 중에서 의료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환자를 발굴해 치료와 사회 복귀를 돕는다. 그동안 212명의 환자를 발굴했다.

권용진 서울 북부병원장
보건+의료+복지 '301 네트워크'
돈 없어 방치된 212명 찾아 치료



 권용진 서울시 북부병원장은 “취약계층이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 재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공공의료기관과 복지기관과의 연계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와 의료, 어떻게 연결되나.



 “복지는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일정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지원을 해 줄 수 없다. 하지만 의료는 성격이 다르다. 아프면 누구나 병원에 가야 한다.”



 -저소득층은 어떤 어려움을 겪던가.



 “이들에게 병원 문턱은 여전히 높다. 가난하면 아프고, 아픈데 가난하니까 병원에 못 가서 방치되고, 방치되니 더 나빠져 일자리를 잃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줘야 하는데,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이 질병이 악화돼 방치되고 있는 때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스스로를 방치하는 이유는 결국 돈이 없어서인데, 그걸 해결해 주자는 것이다.”



 -의료비는 어떻게 해결하나.



 “의료급여 대상자는 본인 부담이 거의 없다. 시립병원이라 본인 부담분 30%는 감면해 준다. 그 외는 기부금으로 지원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어떻게 발굴하나.



 “구청·보건소·주민센터·사회복지관 등의 기관, 통·반장과 주민들, 경찰과 소방관, 노인회까지 누구든지 방치된 사람을 의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전화(02-2036-0301) 한 통만 걸면 우리 팀이 나간다. ”



 -복지와의 연계는 어떻게 이뤄지나.



 “치료하면서 동시에 상담에 들어간다. 병원에 사회복지사 5명이 상주한다. 치료받은 뒤 의료급여·기초수급자 등 사회보장으로 연결된 사람이 19명이다. 병원에 사회복지사가 늘어야 취약계층 발견이 쉽다. 복지 서비스가 긴요한 사람과 정부의 접점은 병원이다.”



글=김혜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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