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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권한 나눠 갖자 … 건설사 각자대표 바람

중앙일보 2014.03.25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건설업계에 각자대표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이사 한 명이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대신 각자대표 여러 명이 분야별로 권한과 책임을 함께 갖는 방식이다.


대림산업·현대산업·부영건설 등
대표이사 최대 6명으로 늘려
경쟁 유도해 수익성 향상 노려

 대림산업은 지난 21일 주주총회에서 3명이던 대표이사를 4명으로 늘렸다. 대표이사가 한 명이던 건설사업부를 건설사업부 국내사업담당과 해외사업담당으로 나눠 2명을 선임했다. 대림산업 배선용 홍보담당상무는 “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는 해외사업의 책임경영을 위해 대표이사를 새로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날 박창민 사장을 재선임하고 각자대표에 김재식 CFO(재무담당최고책임자)·경영기획본부장을 추가 선임했다.



앞서 부영주택은 이달 초 5명인 대표이사를 6명으로 늘렸다. 최수강 전 중앙건설 사장을 대표이사로 뽑았다. 오너인 이중근 회장 외에 각자대표들이 사업용지·영남지역·제주지역·자금영업·건설을 나눠 맡는다. 부영주택은 “주택경기 회복세에 맞춰 건설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권한 세분화는 위기 관리와도 관련이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4분기 3196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쇼와이바 발전소 등 해외 건설현장의 추가비용 발생이 주된 원인이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3분기 196억원의 적자에 이어 4분기에도 183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건설정책연구실장은 “각자대표 체제에서는 대표들의 성과가 분명하게 드러난다”며 “부문 간 경쟁을 유도해 회사 전체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다한 실적 경쟁에 따른 우려도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는 공사기간이 몇 년씩 걸려 최종 손익이 2~3년 뒤에야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회사의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려면 지나친 부문 간 경쟁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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