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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폴리, 청국장 양념의 봄나물 떡볶이와 근사한 만남

중앙일보 2014.03.24 00:00 경제 7면 지면보기
봄철 채소들이 곁들여진 캐주얼 한식 ‘도미구이와 튀긴 콩단자’와 궁합을 맞춰 본 와인들. 맨 오른쪽이 최고점을 받은 앙리 페시 레니에 샤토 데 레이시에르, 맨 왼쪽이 프리마크 아비 샤르도네다. [오종택 기자]


한식(韓食)과 궁합이 맞는 와인은 어떤 것일까. 하지만 어떤 와인전문가라도 쉽사리 답할 수 없는 내용이다. 본지는 와인전문가·한식연구가들과 함께 그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2010년부터 30회에 걸쳐 실었던 ‘와인 컨슈머리포트’에 이어 한식의 발전에 보탬이 될 ‘신(新)와인 컨슈머리포트’를 시작한다. 음식의 주제와 후보 와인 선정은 와인나라와 유명 한식전문점, 요리전문가들이 함께 맡는다.

[J-컨슈머리포트]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 - 봄철 음식





첫 회는 ‘봄철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으로 정했다. 평가는 18일 서울 한남동 한식당 비채나에서 이뤄졌다. 죽순 등 봄나물과 한식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청국장 소스, 봄 감성에 어울리는 흰콩(백태)을 활용한 요리들이 준비됐다. 와인은 음식마다 3~4개 브랜드를 준비했다.



 죽순·오이, 오랜 시간 달인 우엉단자가 곁들여진 ‘우엉단자 죽순 겨자채’는 오이향이 인상 깊은 음식이었다.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는 아방트 샤르도네가 꼽혔다. 워커힐호텔 유영진 소믈리에는 “샤르도네의 섬세한 산도와 음식 재료의 식감·향, 겨자가 주는 매운 느낌이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이 와인은 가격이 2만원대로 셋 중 가장 쌌다. 무통카데 소비뇽 블랑도 “와인 자체가 드라이해 죽순·우엉단자의 약간 끈끈한 성질과 맞는다”는 의견을 받으며 평점 0.1점 차로 뒤를 이었다.



 키조개 관자와 백합살을 막걸리 초고추장에 버무리고 참나물·미나리 등을 곁들인 두 번째 봄철 음식 ‘막걸리 초고추장 관자무침’에는 지난해 ‘올해의 칠레와인 골드메달’로 선정된 에라주리즈 싱글 빈야드 소비뇽 블랑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채나 조희경 대표는 “생동력 강하고 향이 진한 봄풀과 아주 잘 어울린다”고 평했다. 한국소믈리에협회 상민규 회장은 “소비뇽 블랑의 강한 산도가 살짝 매운 관자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구운 도미와 백태를 고추장 양념에 촉촉하게 조린 세 번째 음식 ‘도미구이와 튀긴 콩단자’는 총 4개의 와인과 맛을 맞춰 봤다. 가메 품종의 앙리 페시 레니에 샤토 데 레이시에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 됐다. 와인21닷컴 정수지 기자는 “도미의 맛, 곡물가루를 더해 튀긴 콩단자의 고소함과 풍부함이 가메의 풍미와 매우 조화로웠다”며 최고 점수를 줬다.



 무엇보다 기대를 모았던 음식은 청국장 양념의 ‘봄나물 불고기 떡볶이’였다. 가장 토속적인 청국장과 한우, 각종 봄나물을 활용한 음식으로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와 도멘 드 마르쿠 코트 뒤 론이 평점 4.4점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전체 와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다.



페폴리에 대해 요리연구가 올리비아 리(이영희)는 “청국장의 구수하고 특유한 냄새를 근사하고 향긋하게 느끼게 해 준다”고 평했다. 평점은 가장 낮았지만 샌포드 샤르도네를 높이 평가하는 이들도 있었다. 상 회장은 “묵직한 샤르도네의 질감이 청국장이 더해진 한우의 풍부한 맛을 돋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 참여한 패널들은 “값이 비싼 와인이 반드시 한식과 조화를 잘 이루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이채롭다”고 입을 모았다.



글=문병주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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