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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측, 신당 정강서 6·15 10·4 선언 뺐다가 …

중앙일보 2014.03.19 02:00 종합 7면 지면보기
새정치민주연합은 18일 수원체육관에서 경기도당 창당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절차에 들어갔다. 김한길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우리는 시대와 국민이 요청하는 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낡은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은 안철수 공동위원장. [김경빈 기자]


안철수 의원 측이 18일 통합 신당의 정강정책에서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빼자고 제안했다가 민주당이 발끈했다. 안 의원 측은 이날 열린 신당의 정강정책분과위원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 선언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4 선언이 담기지 않은 정강정책 초안을 전달했다. 현재 민주당 정강정책에는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 등을 존중·승계한다’고 명시돼 있다.

민주당 "정체성 훼손 안 돼" 발끈
안철수 "우려 없게 조치" 물러서



안 의원 측의 금태섭 대변인은 “남북 간엔 (박정희 전 대통령 때에 만들어진) 7·4 공동성명부터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떤 것은 담고 어떤 것은 안 담으면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평화 통일과 남북 대화를 위한 노력과 정신을 계승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개 반발했다. 그간 민주당에선 불가침의 영역이던 두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삭제한 게 되기 때문이다. 김기식 의원은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의 이정표가 된 역사적인 선언을 계승하자는 걸 낡은 것으로 치부하는 게 새 정치인가”라고 비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 “논쟁을 피하려고 좋은 역사, 업적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했다. 윤흥렬 서울 서초갑 위원장은 “당의 정체성이 걸린 문제를 놓고 정쟁으로 삼자는 건가. 이게 어떻게 새 정치냐”고 비판했다. 친노인 한 초선 의원도 “100%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밤 안 의원과 민주당 상임고문단의 만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정동영 고문 등은 “6·15와 10·4는 단순히 날짜가 아니라 민주당의 정통성이자 정체성으로, 신당이 이를 계승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 의원은 “고문님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조치를 하겠다”며 “역사적인 인식이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다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찬 후 안 의원 측의 정강정책분과위원장인 김효석 전 의원도 “개인적으론 역사적인 사건인 만큼 명기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물러섰다. 이에 따라 정강정책을 재협의하는 과정에서 6·15 선언과 10·4 선언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이날 논란은 안 의원 측과 민주당의 인식 차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 의원 측은 자신들의 정강정책 초안에서 “대한민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분단의 어려움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긍정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명시했다. 산업화 세력 역시 평가할 대목은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안 의원 측 핵심 인사는 대기업 정책과 관련, “기업에 대한 우리 노선은 합리주의”라며 “친기업도 친노동도 아닌 공정한 감시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재벌과 대기업의 근본적 개혁을 촉구하는 입장이라 향후 이견을 예고했다.



글=이소아·하선영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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