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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살리자" 대구 서구, 월 1만원 기부 운동

중앙일보 2014.03.19 01:26 종합 16면 지면보기
세수(稅收) 390억원에 공무원 665명의 인건비는 연간 417억원-.


모자란 교육재정 메우기
이미 6억원 기금 조성

 재정자립도 하위 대구 서구가 오는 6월부터 주민을 대상으로 ‘1인 1구좌(월 1만원) 갖기’ 운동을 벌인다. 정부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교육지원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다. 국채보상운동처럼 월 1만원 주민 기탁금으로 교육의 질을 높여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방선거가 끝나면 17개 동 주민센터에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자’는 현수막을 내걸고 구청 공무원을 이 운동에 우선 동참시킬 계획이다.



 서구가 서울 강남이나 대구 수성구 등 형편이 넉넉한 지자체가 하는 교육지원 사업을 대규모 주민 운동으로 벌이는 이유는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1988년 대구 달서구와 분구(分區)한 서구는 당시 인구가 40만 명이었다. 그러다 매년 1만 명 이상 인구가 감소해 현재 22만 명으로 18만 명 가까이 줄었다. 인구 감소는 세수와 직결돼 한 해 예산 2800억원 중 2400억원은 중앙정부나 대구시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교육정책계 김천호(54) 계장은 “시골과 달리 도심의 인구 유출은 교육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교육 환경을 개선하면 인구 감소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해 주민 운동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구는 주민 기탁금을 합법화할 산하 사단법인 ‘서구 교육발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농촌이 아닌 대도시의 도심 지자체에 이런 단체가 만들어진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사단법인은 일정 금액 이상의 자본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월급날 1만원 이상 회비를 내는 공무원 135명과 주민 195명을 발굴해 회원단도 이때 함께 꾸렸다. 또 연말, 연초에 보도블록 등을 바꾸는 공사에 주로 쓰는 구청의 자투리 예산 2억원도 법인 기금에 보탰다. 이렇게 이달 초까지 3억원을 확보했고, 대구 염색공단에 세 차례나 찾아가 3억원의 기탁금도 더 얹었다. 6억원 기금을 만든 서구는 이달 중순 이 가운데 1억4000만원으로 교육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기숙사 운영비를 지원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의 영어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이다.



 서구는 6월 1인 1구좌 운동을 통해 12월까지 4억원을 더 모아 10억원의 교육지원 예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매년 지원 사업비를 늘려 한 해 9억원 이상을 교육지원 사업비로 쓰는 대구 수성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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