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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 사업비 20% 외부서 조달 … 민간과 협업, 부채 줄이기 총력

중앙일보 2014.03.18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3면 지면보기
LH 이재영 사장(오른쪽 첫 번째)은 취임 이후, 임대 주택 공급 등 정부 정책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재무 구조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과거의 대량 개발·공급의 사업방식과 철저하게 결별해야 한다”

비상경영위원회 본격 가동
소사장제 도입 자율책임 경영
부채 증가 속도 크게 둔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이재영·이하 LH)가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기업의 경영정상화 시책에 발맞춰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하고 고강도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영 LH 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직후부터 “LH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임대주택 건설 등 정책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채 축소문제가 급선무”라면서 재무구조 개선 전략 추진을 시작했다. 이 사장은 “부채 해결을 위해서는 과거의 대량개발, 대량공급 시대의 방식과 철저하게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LH는 지난해 7월부터 국토부와 함께 ‘재무구조개선 및 경영혁신 종합대책’을 마련한데 이어 최근 정부의 공기업 경영정상화 대책 추진에 따라 ‘LH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 했다. 조직, 인사, 재무 등 경영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을 일궈낼 태세다.



 LH는 이를 위해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비상경영위원회(경영진)와 경영정상화추진단(실무진)을 설치했다. 실질적으로 부채관리와 방만경영 요소 등을 제거하기 위한 내실경영 방안 추진에 전 직원이 나서도록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월 1차 비상경영회의에서 “이 시기는 우리가 환골탈태해 국민의 공기업으로서 기반을 마련할 것인지, 타의에 의해 개혁 대상으로 퇴보할 것인지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라면서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고 역량을 펼치는 조직이 되도록 계기를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LH의 부채 증가폭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LH는 2013년 말 기준 금융부채가 전년 대비 1조8000억원 증가한 105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3년간 연 평균 10조원 가까이 증가하던 수치의 5분의 1 수준이며, 통합 이후 증가액 28조8000억원의 6%에 불과하다.



 LH에 따르면 금융부채 증가폭이 축소된 것은 재고자산 판매노력이 결실을 맺은 덕분이다. LH의 지난해 토지·주택 등 보유자산 판매실적은 22조1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LH 측은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와 부동산 규제완화 관련법안 국회통과 지연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으로 거둔 성과이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해 이재영 사장 취임 이후 지역 및 사업본부에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판매목표관리제도를 도입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LH는 판매증가가 대금회수 실적 제고로 이어져 지난해 매각대금 회수를 통해 17조8000억원의 자체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외부 차입금 규모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LH는 정부 정책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재무적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민간자본을 유치해 자체 사업비 부담을 완화하면서 민간건설부문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신규사업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외부전문가를 50% 이상 참여하게 하고 ▶소사장제를 도입하는 등 사업관리를 통해 재무안정의 기틀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에 LH는 현행처럼 LH가 사업비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방식으로는 부채를 축소시키면서 정부 정책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민간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사업방식 다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LH 단독으로 사업을 수행하던 방식을 탈피하고, 민간과 협업하는 방식을 전격 도입한다.



 현재 LH가 추진 중인 사업방식 다각화에는 리츠를 활용한 임대주택건설을 비롯해 주민참여형 환지방식, 공공-민간 공동개발, 대행개발 등이 있다.



 LH는 올해부터 연간사업비 18조~20조원의 20%(3조6000억~4조원)정도를 민간에서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남미사(민-관공동개발), 화성동탄·하남미사(리츠), 전주효천(환지방식) 등을 시범 추진해 다른 사업지구로 확대 적용하기로 하는 등 현재 구체적인 대상 사업지구를 선정 중이다.



 이재영 사장은 최근 가진 신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민간과 손은 더 많이 잡고, 몸은 더욱 낮출 것”을 주문하면서 “LH가 모든 주도권을 쥐고 독점적으로 사업하던 시대는 갔다”고 말했다. 또한 “민간자본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리스크도 민간과 공동으로 부담하겠다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사업관리는 투명하고 빈틈없이 하기로 했다. LH는 외부요구에 의해 사업을 추진하거나 정확한 수요 추정, 타당성 검토가 미흡해 사업추진이 지연되는 문제가 경영악화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이를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에 비즈니스 마인드도 전격 도입했다. 개별사업 단위별 책임자가 사업 계획부터 판매, 예산, 인사 등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사업을 수행하는 소사장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LH는 이외에도 진행사업 평가기능을 강화한다. 사업비 집행 50%가 지난 시점에서 사업계획과 실제 진행상황을 검토해 문제점이 발견되면, 보완 후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관과 경험에 기초해 수요를 추정하던 방식을 벗어나 계량과 통계에 따라 수요를 정확히 추정하는 ‘신수요 예측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권역별로 미착수 사업이나 미분양 등의 문제를 해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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