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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에게 무릎 꿇은 자기앞수표

중앙일보 2014.03.14 00:39 경제 4면 지면보기
회사원 강모(39)씨는 최근 세입자가 전세금을 3억원짜리 자기앞수표 한 장으로 주자 당황했다. 오랜만에 수표를 이용하려다 보니 입금은 아무 은행에서나 되는지, 현금화는 다음 날 몇 시부터 되는지 생소해서다. 그는 “인터넷뱅킹으로 돈을 주고받는 데 익숙하다 보니 수표 사용이 번거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5만원권 발행, 인터넷뱅킹 늘며
수표 사용액 5년 만에 40% 급감

 고액 거래에 유용한 수단이던 자기앞수표 사용이 급격히 줄고 있다. 5만원권 화폐와 인터넷·모바일 뱅킹이 수표의 쓸모를 대신해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기앞수표 전체 결제금액은 499조8180억원이었다. 5년 전인 2008년(825조2614억원)보다 40%나 줄었다. 결제 규모가 가장 크게 쪼그라든 건 50만원권과 10만원권 자기앞수표다. 지난해 결제금액이 5년 전과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이 채 안 된다. 이는 예견됐던 일이다. 2009년 6월 고액권 화폐인 5만원권이 새로 나왔기 때문이다. 5만원권은 쓸 때마다 일일이 신분을 확인해야 하는 수표에 비해 이용이 훨씬 편하다.



 100만원권 수표와 주로 고액에 쓰이는 비정액 수표 역시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100만원권 수표 결제금액은 5년 만에 반 토막 났고, 비정액 수표 역시 결제금액이 35% 넘게 줄었다. 전자결제 이용이 늘어난 게 고액 수표 사용이 줄어든 원인으로 꼽힌다.



 수표는 경제적으로 낭비요소가 큰 지급수단이다. 정액 자기앞수표(10만·50만·100만원권)의 한 장당 제조원가는 65원, 비정액 자기앞수표는 93원으로 지폐 한 장당 제조원가(평균 130원대)보다는 낮다. 하지만 유통기간을 감안하면 수표 발행비용이 훨씬 비싸다. 수표는 한 번 은행으로 들어오면 다시 쓸 수 없는 일회용으로, 유통기간이 열흘 정도다. 이에 비해 1만원 신권 유통기간은 100개월 정도고, 5만원권도 그와 비슷할 걸로 예상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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