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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폭발 3㎞ 밖까지 진동 … 9·11 악몽에 초긴장

중앙일보 2014.03.13 01:46 종합 2면 지면보기



"가스 냄새" 폭발 전 신고 … 5층 건물 1층까지 무너져
저소득층 '스패니시 할렘' … 엄청난 파편에 교통 마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소리가 났다. 지진이 난 줄 알았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대형 폭발로 건물이 붕괴된 현장을 목격한 이들은 사고 순간을 이렇게 전했다. 폭발로 인한 진동은 3㎞ 떨어진 곳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현장의 CNN 기자는 “자욱한 연기 때문에 숨을 쉬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엄청난 양의 파편이 날아들어 인근 도로를 덮었고, 주변 차량과 건물의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났다. 5층짜리 벽돌 건물은 1층까지 폭삭 무너져 내렸다.







 오전 9시37분, 이른 아침에 울린 두 번의 굉음은 테러의 악몽을 겪은 뉴욕을 긴장시켰다. 사고 현장이 5층 높이의 주거용 빌딩이라 대형 참사에 대한 우려도 컸다. 하지만 상황이 진행되면서 테러와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뉴욕 경찰도 “이번 사고가 테러 때문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붕괴되기 전 빌딩 모습(붉은 네모 안). [구글어스]
 유력한 원인은 가스 폭발로 추정된다. 뉴욕시 관계자는 지역 언론에 “가스 누출이 폭발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가스로 인한 사고임을 보여주는 정황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폭발 직전 경보가 울렸고 “이날 오전 주민으로부터 가스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는 신고가 가스회사에 접수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가스회사가 신고를 받은 시간이 오전 9시13분, 폭발이 발생한 시간이 오전 9시37분이다. 가스회사 측은 “파크애비뉴 인근 주민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2분 뒤 현장에 출동했지만 도착 직전 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장의 목격자들도 “가스 냄새가 났다”고 증언했다.



 사고 빌딩이 위치한 이스트 할렘 지역은 센트럴 파크 북동쪽에 위치했다. 스패니시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저소득층 지역이라 ‘스패니시 할렘’으로 불린다. 주거와 상업공간이 함께한 사고 빌딩의 1층에도 스패니시들이 다니는 교회가 있다. 이 교회 관계자는 “최근 가스가 누출돼 점검작업을 벌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 지역에선 수년 전에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오전 11시30분 현재 당국은 2명이 숨지고 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4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순간 빌딩의 주거 공간에 주민이 머물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폭발 규모에 비해 인명 피해가 적은 것은 출근시간 이후에 사고가 발생한 데다, 1층에 있는 피아노 수리점의 개점 시간이 늦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사고로 인해 맨해튼 교통은 마비됐다. 사고 빌딩 근처에 있는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에서 출발하고 도착하는 지하철 노선은 운행이 중단됐고, 버스도 우회하고 있다. 뉴욕 소방당국은 40개 소방서 소속 소방관 200여 명을 현장에 출동시켜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FBI(미 연방수사국) 요원들도 현장에 도착해 조사에 착수했다.



홍주희 기자



사진 설명



12일(현지시간) 오전 9시37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이스트할렘 지역에서 대형 폭발로 빌딩 두 채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구조대가 건물 붕괴 현장에서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뉴욕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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