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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위조 알고도 영사확인서 발급 땐 '허위공문서' 처벌

중앙일보 2014.03.12 01:23 종합 4면 지면보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유우성씨 관련 증거조작 사건에서는 중국에 파견된 한국 영사들이 발급한 증명서들이 자주 등장한다. 모두 외국에서 만들어진 문서들이 정확한지, 사실인지를 확인해주는 일종의 공증문서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문서는 위조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에서 법적인 효력을 갖지 못한다. 따라서 이런 문서에 법적 효력을 부여해주는 일종의 공증장치인 셈이다.


영사증명은 법적 효력 없어

 외국 문서에 대한 공증은 재외공관공증법에 따라 이뤄진다. 대사관이나 영사관 직원들이라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총영사와 영사, 부영사만 공증을 할 수 있다. 외교부가 임명한 뒤 법무부에 통보해야 한다. 인사이동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영사확인은 주재국 공공기관이 발행한 문서가 대상이다. 해당 국가에서 공증을 받은 사문서도 포함된다. 영사는 이 문서에 찍힌 도장이나 서명이 사실인지, 발급하거나 공증한 사람의 직위나 신분이 확실한지 확인하게 된다.



해외 주재원들이 귀국할 때 자녀들이 해당 국가의 정식 학교 과정을 이수했다는 증명서를 받아와야 국내 전학이 가능해지는 게 가장 흔한 사례다.



 발급 국가가 ‘외국공문서에 대한 인증요구를 폐지하는 협약(아포스티유)’에 가입됐다면 영사확인이 필요 없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아포스티유에 가입돼 있지 않아 영사확인서가 필요하다. 주 선양 총영사관의 이모 영사가 위조된 싼허(三合) 세관의 답변서에 대해 확인서를 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확인서는 국내에서 즉각 법적 효력을 갖게 되므로 공문서가 위조된 사실을 알고도 영사확인서를 발급했다면 허위 공문서 작성죄에 해당된다.



 영사인증의 공식 법적 명칭은 ‘사서(私書)증서 인증’이다. 공문서가 아닌 사적 문서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번에 영사확인과 혼동해 써서 적잖은 혼란이 빚어졌다. 인증을 받으려면 문서 관련 당사자가 영사 앞에서 도장을 찍거나 서명을 해야 한다.



 영사증명은 사실 법적 근거가 없는 확인서다. 당연히 절차나 방식, 법적 효력에 대한 규정도 없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발급받을 일도 거의 없다.



이번 사건에서 국정원이 처음 입수한 유씨의 출입경 기록에는 선양 총영사관에서 발급한 영사증명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공문서 자체에 발급처와 관인 등이 없어 증거로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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