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삼성 '20나노 D램' 양산, 기술 한계 넘었다

중앙일보 2014.03.12 00:55 경제 6면 지면보기
삼성전자가 20나노 D램 양산에 성공하며 반도체 분야의 주도권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기존 제품보다 소비전력 25% 절감
공장 설비 증설 않고 생산 가능
세계 첫 개발, 시장 주도권 잡아

 삼성전자는 11일 “세계 최초로 20나노미터(nm) 4기가비트(Gb) DDR3 D램(사진)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미터다. 20나노는 머리카락 두께의 2500분의 1에 불과한 구리선을 연결해 D램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부문에선 2012년부터 10나노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했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고속으로 동작하는 D램은 25나노가 기술적 한계였다.



 20나노 D램 양산 체제를 갖추면서 생산 원가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20나노 D램은 25나노 공정보다 생산성이 30% 이상, 30나노급 D램에 비하면 2배가량 높다. 같은 크기의 웨이퍼(실리콘 원판)를 잘라서 D램 칩을 만든다. 선폭이 가늘어질수록 칩 크기가 작아지고, 그만큼 같은 재료와 시간을 들여 더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장점은 소비전력 절감이다. 가는 회로일수록 적은 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다. 20나노 D램은 25나노 D램 때보다 소비전력이 25% 정도 줄어든다. 삼성전자 전영현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은 “저전력 20나노 D램은 한정된 배터리를 사용하는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서 효율적”이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팔리기 때문에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나노 D램은 기존 제조설비를 그대로 이용해 양산에 성공한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미세공정을 개발하면 그에 맞는 생산설비를 갖추기 위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까지 들었다. 하지만 독자적으로 반도체 회로 선을 그리는 노광기술을 개량해 기존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전 부사장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이 20나노 D램 양산에 성공하면서 경쟁 업체들과의 간격을 더 벌리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D램 시장의 36.7%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38.4%를 차지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지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를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2000년대 말까지 D램 시장은 한국 업체들이 일본 엘피다, 독일 키몬다, 미국 마이크론, 대만의 난야·파워칩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출혈 경쟁을 벌인 결과 키몬다와 파워칩 등은 2010년을 전후해 파산했다. 지난해 파산한 엘피다는 최근 13년 만에 간판을 내리고 마이크론메모리재팬으로 재편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20나노 D램 양산으로 주도권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론은 엘피다 공장을 포함해도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20나노대 공정의 비중이 전체의 21%로 삼성전자(68%)나 SK하이닉스(63%)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2년 이상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나노 D램 양산은 정체된 PC 시장보다 성장세가 가파른 모바일 기기 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의 경쟁력을 확고히 할 것”이라며 “모바일 기기가 확대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적도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수련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