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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 후폭풍 … 철광석 값 8.3% 폭락

중앙일보 2014.03.12 00:48 경제 3면 지면보기
호주 퍼스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철광석·철강 전망 콘퍼런스. 세계 3위 철광석 생산회사 BHP빌리톤의 철광부문 대표 지미 윌슨은 간담회 중 돌발 발언을 했다. “서부 아프리카 철광석 광구를 팔겠다. 이 지역에서 손을 뗄 계획이다.”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당장 돈이 되는 광산에 집중하겠다는 얘기였다. 이날 콘퍼런스엔 ‘닥터 둠(Dr. Doom·비관론자)’이 넘쳐났다. 씨티그룹 현물투자전략가 이반 스파콥스키는 “철광석 가격 하락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날 철광석 가격 폭락이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하루 새 철광석 값이 8.3% 떨어졌다. 낙폭은 2009년 8월 이후 가장 컸다. 중국이 지난달 무역에서 적자를 봤다는 해관총서(중국의 관세청) 발표가 불씨였다.


경기 둔화로 수요 감소 전망
원자재 시장까지 뒤흔들어

 ‘차이나 리스크’가 원자재 시장을 흔들고 있다. 중국 경제가 식어가며 원자재를 예전만큼 소비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올 1월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철광석 수요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7.6%에 달한다. 아시아(중국 제외, 17.7%), 유럽연합(8.9%), 북미(3.6%), 남미(2.6%)를 압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스모그 대책의 하나로 제철공장을 규제하겠다고 한 점도 철광석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10일 앵글로아메리칸·BHP빌리톤·리오틴토 같은 대형 광산회사 주가도 덩달아 내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들 기업이 하루 동안 날린 시가총액만 수십억 달러”라고 평했다. 폭증하는 중국 수요를 따라가느라 생산시설을 잔뜩 늘려놓은 게 문제였다. 호주·인도네시아·인도·우크라이나 등 주요 철광석 수출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안 그래도 나쁜 인도네시아·우크라이나 등 신흥국 경제가 더 궁지에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 철강산업도 영향권에 있다. 한국은 제철에 필요한 철광석 대부분을 수입해다 쓴다. 그렇다고 ‘원재료 값 하락→수익 증가’란 단순한 논리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삼성증권 백재승 선임연구원은 지적했다. “보통 철강 가격은 중국시장에서 결정된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철광석 값이 떨어지고 있는데 철강 가격 역시 연초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수요나 가격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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