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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운 기자의 '여론다움']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걱정스럽다"

중앙일보 2014.03.11 17:51
한국방송협회가 11일 KBS·MBC·SBS 지상파 3사 공동으로 6.4 지방선거 출구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상파 3사는 협회 산하에 방송사 공동 예측조사위원회(Korea Election Pool)를 설치해 주요 선거 때마다 공동조사를 실시했는데, 지방선거의 경우 지난 2010년 때부터 함께해 왔다. 당시 16개 시·도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당선자를 오차범위 이내에서 정확히 예측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엔 이전만큼 성과를 내기가 힘들 거 같다. 세 가지 변수 때문이다. 첫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양자 구도가 성립돼 승자 예측이 매우 어려워졌다. 성급한 결론일 수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상당수 지역에서 새누리당과 통합신당 후보 간 박빙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득표율 격차가 문제가 아니라 아예 승자가 뒤바뀌는 등 여태까지의 출구조사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사례가 속출할 위험성이 커졌다.



둘째, 출구조사 응답자만으로 예측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응답 회피자 때문이 아니다. 5월 30일과 31일 이틀 간 실시될 사전투표에서 만약 10%에 가까운 투표자가 투표에 참여할 경우, 끔찍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50%를 조금 상회하는 역대 투표율을 감안할 때 투표자 모집단에서 약 20%가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형태로든 이들을 반영 예측해야 할 텐데, 만약 이들의 투표 성향이 투표일 투표자 성향과 다를 경우 커다란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다.



셋째, 출구조사를 수행할 조사기관 세 곳 중 한 곳이 새로 교체됐다. KBS와 제휴한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 SBS와 제휴한 TNS코리아 외에 MBC는 그동안 코리아리서치센터와 출구조사를 수행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다른 조사기관을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한다. 공동 출구조사의 경우 난이도를 감안해 17개 지역을 세 곳이 나눠 수행하고 이를 합쳐서 일괄 보도하기 때문에 조사기관 세 곳의 조사수행 능력이나 경험, 노하우, 협조 등이 매우 중요하다.



조사기관의 능력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기존 조사기관이 감당하기에도 부담스런 그런 상황 말이다. 새로 참여한 조사기관이 얼마나 원만하게 조사를 수행하고, 또 다른 두 곳과 긴밀한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런데 방송협회가 내놓은 보도 자료엔 이처럼 중요한 사실이 언급조차 되어 있지 않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surv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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