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 꽃피운 철강인' 이운형 회장, 선율로 추모

중앙일보 2014.03.11 00:41 종합 23면 지면보기
고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 추모 1주기를 맞아 1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이운형메모리얼 콘서트’가 열렸다. 첼리스트 이강호, 클라리네티스트 계희정, 하피스트 곽정 등이 오페라메들리 ‘지상의 기억과 천상의 메아리’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세아홀딩스]


음악인들의 마음의 친구, 음악단체들의 든든한 후원자. 고(故) 이운형(1947~2013·사진) 세아그룹 회장은 한국 음악계에서 그런 드문 인물로 꼽힌다. 13년간 국립오페라단 초대 이사장과 후원회장을 지냈고, 실내악단인 ‘한국페스티벌 앙상블’과 성악가들이 모여 창단한 ‘예울음악무대’ 등 크고 작은 예술 단체 활동을 지원했다.



 1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 IBK챔버홀에서 열린 ‘이운형 회장 1주기 추모음악회’는 그런 고인의 뜻을 기리는 자리였다. 음지에서 수많은 음악인을 도왔던 이 회장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소프라노 임선혜와 카운터테너 이동규, 첼리스트 이강호와 하피스트 곽정 등이 무대에 올랐다. 모두 출연료를 일절 받지 않는 ‘노 개런티’였다. 예술 애호가이자 음악인의 벗을 돌아보는 자리여서다.



 이운형 회장은 국내 최대 철강 파이프(강관) 업체의 최고경영인으로 활동하면서도 문화예술 후원에 적극적이었다. 오페라와 미술 분야 지원에 매년 회사 영업이익의 1% 정도를 기부했다. 세계적인 문화 예술인 상인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이 2009년 그를 한국 수상자로 결정한 배경이다. 지난해 해외출장지에서 그가 급서했다는 비보가 날아들자 문화인들이 그의 때 이른 타계에 탄식했다.



 이날 추모음악회 레퍼토리는 그 아쉬움과 애도의 염을 드러낸 곡들로 짜였다. 특히 이 회장이 생전에 즐겨 듣던 엘가의 ‘님로드’가 흐르자 청중석엔 흐느낌이 퍼졌다. ‘예술을 꽃피운 철강인’ 이 회장의 이름은 예술의 향기로 남아 있는 셈이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