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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중소기업 미래먹거리 찾기 ABC

중앙일보 2014.03.11 00:16 경제 11면 지면보기
박영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미국 포춘지가 선정하는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40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커져가는 미래의 불확실성 앞에 글로벌기업마저 예외는 아니다. 이제는 모든 기업에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이 요구되는 셈이다. 혁신의 열쇠 중 하나는 미래를 여는 기술에 있다. 스포츠용품사인 나이키가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손꼽힌 것도 스포츠용품에 정보기술(IT)을 접목시켜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꿨기 때문이다.



 우리의 많은 기업들도 혁신을 통해 ‘성장의 덫’에서 벗어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싼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과 개발도상국의 도전,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해외 선진국의 벽 사이에서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샌드위치 현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미래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충분한 정보와 자본을 가진 대기업은 미래를 예측하는 데 비교적 쉬운 데 반해, 연구개발에 있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2012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성장의 핵심 과제 1위로 미래 아이템 발굴과 사업 모델이 꼽혔다. 그렇다면 중소기업들은 미래먹거리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하는 트렌드 분석과 중요 미래기술 선정이 잘 알려져 있다. 공공 영역에서도 꽤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는 2006년부터 매년 미래유망기술세미나를 개최해 10대 유망기술을 선정, 발표하고 있다. 시장동향 및 예측·시장 경쟁상황·전망 등의 산업시장 정보가 담긴 마켓리포트를 매월 발간 중이다.



 이렇게 넘쳐나는 정보 중에서 중소기업에 적합한 미래기술을 다시 걸러내야 한다. 5년 이상의 중장기 예측이나 기획은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여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 하는 중소기업에 의미가 작다. 미래기술에 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단기에 사업화하는 것이 과제다. 만약 기업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면 공공영역의 서비스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신규 유망 아이템 발굴사업’을 들 수 있다. 개별 기업의 특성과 전략에 맞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 아이템을 찾아준다. 중소기업이 제시한 유망 사업·아이템을 바탕으로 사업 타당성을 심층분석하여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공공 서비스가 모든 개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소기업 간의 네트워크형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기술·인력·자원 등을 공유하면 리스크는 줄이면서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 기업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살아야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다시 장밋빛 미래를 꿈꿀 수 있다. 비록 국내외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지만, 중소기업들이 세상을 혁신할 미래 유망아이템을 발굴하여 험난한 파고를 넘어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박영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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