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건 3개 모두 위조 가 능성" … 검찰, 협조자 계좌추적

중앙일보 2014.03.11 00:01 종합 4면 지면보기
11일 새벽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소형 버스를 타고 국정원 정문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수사에 가속도가 붙었다.


국정원 압수수색 나선 수사팀
중국 내 협조자들 개입 사실 확인
위조문서 최초 입수자 추적 중

 서울중앙지검 간첩증거 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국가정보원은 국조원(국가조작원)”이라며 지난 5일 자살을 기도했던 ‘국정원 협조자’ 김모(61)씨에 대해 10일 오전 계좌추적에 돌입했다. 오후엔 서울 내곡동 국정원 대공수사국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국정원 정보활동비 예산에서 김씨에게 매달 300만원씩 주며 관리한 대공수사팀 김모 과장(일명 ‘김 사장’)의 계좌도 역추적하고 있다. 베일에 싸여 있는 국정원 정보활동비 집행내역의 일부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검찰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이 달리는 말(검찰)에 채찍질을 한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수사팀은 간첩 피고인 유우성(34)씨의 혐의 입증을 위해 국정원이 지난해 11~12월 순차적으로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3개의 문건이 모두 위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앞서 김씨가 위조한 것으로 드러난 싼허변방검사참(세관) 답변서 외에 유씨 출입경(출입국)기록과 출입경기록 발급확인서 등 2건이 위조된 단서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허룽(和龍)시 공안국 관인이 찍혀 있는 2개의 문건은 유씨 혐의 입증의 핵심 증거다.



 수사팀은 일단 국정원의 이들 문서 입수 과정에 ‘중국 내 협조자’들이 개입한 사실을 확인, 최초 입수자를 추적 중이다.



 수사 관계자는 “국정원은 발급처와 관인이 없는 유씨 출입경기록 최초 입수본은 지난해 9월 27일 선양 주재 총영사관 파견 이모 영사의 영사증명서를 첨부해 곧바로 검찰에 보냈다”며 “이어 발급일자가 9월 26일인 허룽시 공안국 발급 출입경기록은 그로부터 20일 뒤인 10월 16일 검찰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 두 문건의 내용은 상반된다. 최초 입수본은 유씨 변호인 측이 옌볜조선족자치주 공안국에서 발급받은 출입경기록과 동일하다. 유씨가 2006년 5월 23~27일 ‘어머니 장례로 북한을 갔다 왔다’(출-입)는 내용과 ‘입-입’이 추가 기재돼 있다. 반면 국정원이 20일 뒤 가져온 허룽시 출입경기록은 ‘출-입-출-입’으로 돼 있다. 유씨가 재차 방북해 북한 보위부의 간첩 교육을 받았음을 입증하는 핵심 자료다. 국정원이 두 개의 문건을 동시에 확보한 뒤 원본의 내용을 바꿔 제출한 것이 아닌지 수사팀이 의심하는 배경이다.



 선양총영사관의 이 영사는 지난해 11월 27일 “허룽시 공안국에서 팩스로 받은 것”이라며 유씨의 출입경기록에 대한 발급확인서를 확보해 검찰에 제출했다.



 수사팀은 이 발급확인서의 출처도 조사 중이다. 당시 문서를 보낸 곳의 팩스번호가 허룽시 공안국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위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확인서는 당일 오전 9시20분과 10시40분 등 1시간여 간격으로 두 차례 서로 다른 발신번호로 선양총영사관으로 보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첫 번째 문서의 발신번호가 선양 소재 모처로 찍혔는데 이는 중국 내에서 스팸번호로 자주 이용되는 번호라고 한다. 두 번째 발신번호는 허룽시 공안국 대표 팩스번호가 찍혔다. 수사팀은 “제3자인 현지 협조자가 발신번호를 조작해 보낸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정효식·노진호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