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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끼는 후배" "내가 최측근" 이랬던 김상곤·원혜영 한판 붙다

중앙일보 2014.03.07 01:19 종합 4면 지면보기
경기지사 후보를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 민주당 원혜영(사진)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어제의 동지’였다.


선거가 뭐길래 … 얄궂은 인연 화제

 4년 전인 2009년 4월 5일. 민주당 원내대표이던 원 의원은 부천 진달래꽃 축제 행사장에서 교육감선거 운동 중인 김 전 교육감을 찾아갔다. 원 의원은 김 전 교육감의 손을 잡고 “선배님께서 경기 교육 발전을 위해 큰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힘을 보탰다.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가 경기교육청을 종합감사할 때, 검찰이 전교조 교사 징계에 협조하지 않은 김 전 교육감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을 때 원 의원은 ‘김상곤 죽이기’라고 반발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40년 지기(知己)다. 김 전 교육감은 서울대 경영학과 69학번, 원 의원은 역사교육과 71학번이다. 1971년 대학생 교련반대 투쟁 및 박정희 전 대통령 3선 저지 운동을 했다가 강제 징집돼 각기 다른 최전방 GP 부대에서 소총수로 복무했다. 당시 연행되거나 강제 징집된 학생운동권 모임인 71동지회 멤버이기도 하다.



 최근까지도 두 사람은 “내가 김 교육감의 측근 1호”(원 의원), “서울대 후배 중 가장 아끼는 후배가 원혜영”(김 교육감)이라고 말해 왔다. 이 때문에 김 교육감은 출마 선언 하루 전날인 3일 원 의원에게 전화해 “미안하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원 의원은 “환영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아름다운 경쟁을 하자. 아쉽지만 어쩔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레이스가 펼쳐지자 김 전 교육감은 이날 오전 안철수 의원에 이어 문재인 의원, 정동영 민주당 고문을 잇따라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 복잡한 옛 인연은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고 경쟁에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한 양상이다.



 비슷한 관계는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들 간에도 있다. 남경필 의원과 정병국 의원은 원희룡 전 의원과 함께 ‘남원정’이라고 불리며 당 쇄신운동을 이끌던 사이다.



 부부 동반 모임도 자주 갖던 허물없는 사이였고, 정 의원이 올 초 일찌감치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을 땐 남 의원이 도움을 줄 예정이었다. 그러나 남 의원이 ‘중진 차출론’에 의해 출마하는 상황이 되자 기류가 미묘해졌다. 남 의원이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출마 의사를 밝히자 정 의원은 회의장을 중간에 박차고 나갔다.



 인천의 새누리당 유정복 의원과 이학재 의원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동지였다. 유 장관이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입각하면서 후임 비서실장으로 이 의원을 추천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의원이 먼저 뛰고 있던 인천에 유 의원이 뛰어들면서 사정이 복잡해졌다. 선거가 ‘어제의 동지’를 갈라 놓고 있다.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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