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 칼럼] ‘눈 오는 날엔 치맥 … ' 천송이 한마디의 힘

중앙일보 2014.03.07 00:45 경제 10면 지면보기
김민석
㈜헤어커투어 대표이사
필자는 2008년부터 헤어커투어라는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현재 북미와 유럽·아시아 등 30여 국에 패션 헤어(붙임용 가발)를 수출하고 있다. 사업 초창기에 한국 기업으로서 한계에 부딪혀 어려운 점들도 많았지만 올해는 매출 1000만 달러 이상의 실적을 바라보고 있다.



 초기 사업의 어려움을 반전시킨 계기는 K팝을 이용한 공동 마케팅 덕분이었다. 특히 지난해 한류 대표 걸그룹인 소녀시대와 초상권 계약을 맺고, 중국·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사업 초기에는 SM엔터테인먼트 임원들이 중소기업과의 협업(컬래버레이션)에 난색을 표명했지만, 지속적으로 SM 임원들을 설득해 단순 광고 계약이 아닌 소녀시대와의 로열티 계약(후불제 계약)을 이끌어 냈다.



 소녀시대와 계약한 후 아시아 시장 바이어들과의 미팅 자리에서 식사 대접까지 받으며 일본·중국·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 상품 유통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그 후 주위에서 어떻게 하면 스타 마케팅을 결합해 사업을 할 수 있느냐고 많은 문의를 받았고, 이러한 중소기업과 유명인을 연결해주는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사실 중소기업들은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 비용 때문에 사업화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류 열풍과 K팝의 세계적인 유행을 활용한 스타 마케팅을 활성화하도록 해주면 어떨까.



 한류스타의 마케팅 파워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달 27일 종영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여주인공 천송이로 출연한 전지현씨가 극중에서 “눈 오는 날에는 치킨에 맥주인데…”라고 언급하자 중국에서는 원래 없던 ‘치맥(치킨+맥주)’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2~3시간씩 줄을 서서 치킨을 사가는 손님들 덕에 연일 최고 매출 기록을 세웠고 중국 언론들은 “AI로 인한 양계농가의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을 정도다.



 이런 효과를 알면서도 중소기업은 과다한 광고 비용 부담에 마케팅 방법도 몰라 스타 마케팅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대부분은 중소기업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대기업 광고 계약만을 선호한다. 국가가 일정 부분 리스크를 관리해주고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소속된 스타들과 중소기업을 매칭해준다면 판로 개척에 힘이 될 수 있다. 특히 처음에 거액의 계약비를 지급해야 하는 광고 계약이 아니라 매출 증가에 따라 많이 팔리면 많은 수익을 배분해 줄 수 있는 후불제 로열티 계약이라면 상호 윈윈이 될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K팝을 비롯한 한류문화 수출에 만족하지 말고 중소기업들이 K팝과 상품을 연계한 K프로덕트를 잘 팔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시기가 됐다. 정보기술(IT) 강국, 콘텐트 강국의 장점을 여러 산업 분야에 접목한다면 우리 중소기업들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사업 모델이 진정한 창조경제가 아닐까.



김민석 ㈜헤어커투어 대표이사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