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회장 내정자 권오준의 고민
"부품 경쟁만으로는 최고 못 돼 … 종합에너지·소재기업 변신 주력"

반면 일본과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소재부품 산업에서 976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일본에 대해서만큼은 205억 달러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부 소재들은 거의 전부를 일본에 의지하는 실정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플라스틱 소재인 초산셀룰로오스의 기타 판·시트·필름의 경우 대일 수입의존도가 99.7%에 달하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타 유리(98%), 반도체 제조용 포토레지스트(90.9%) 및 플라스텍제 필름(87.8%) 등도 절대적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신소재는 개발하기도 어렵고 개발까지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이 때문에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을 자신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이끌고 가는 ‘선발자의 이익(First mover advantage)’을 막대하게 누리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소재의 경우 후발 주자의 추격도 용이하지 않다. 지난해 일부 국내 업체들은 일본 닛토덴코가 독점 생산하는 터치스크린패널의 필수 소재 이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의 국산화를 시도했다가 사실상 포기했다. 한국 업체들의 움직임을 간파한 닛토덴코가 시장지배력을 발휘해 가격을 8%나 낮춰버렸기 때문이다. 연초 국내 대기업 계열 제조업체도 일본 기업들이 소재 수급 약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몽니를 부려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기술집약형 신소재 개발, 장기적인 소재 산업 발전 로드맵 구축, 화학 분야 등의 산업고도화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소재 기술을 발굴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