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한국, 아차 하면 중·일에 낀 샌드위치 된다

중앙일보 2014.03.07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중국이 어디로 갈 것인가를 예측해보는 일은 대한민국 경제에 아주 중요해졌다. 그런 점에서 매년 초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총리가 정부에 업무보고를 하는 형식을 빌려 그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고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밝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어떤가.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 목표치를 7.5%로 제시했다. 재정을 통한 지속적인 경기 부양 의지도 내비쳤다. 위안화 환율의 상하 변동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밝혔다.



 중국의 성장률 7.5% 목표는 우리에겐 나쁘지 않다.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애초 중국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구조조정 요구도 거세지면서 성장률 목표를 7.0% 정도로 낮출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발표 당일 코스피 지수가 크게 오른 이유다.



 중국이 ‘8%대 고속 성장(바오바: 保八)’을 포기하고 7%대 성장으로 목표를 낮춰 잡은 지 올해로 3년째다. 7%대 성장은 수출 위주 고속 성장에서 내수 중심으로 중국 경제의 큰 틀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이 신호를 제대로 읽고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 중국은 우리 수출에서 26%를 차지한다. 중국 내수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 우리 수출에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도 대비해야 한다. 최근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한 달 새 1% 넘게 급락했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급락을 이끌고 있거나 최소한 방치하겠다는 의미로 읽어야 할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로선 엔저 공습에 이어 위안화 공세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일에 끼인 샌드위치 위기가 다시 현실화될 수 있다.



 중국은 2년 후 국내총생산(GDP)이 19조 달러로 미국을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중국과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게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다행히 요즘 한·중 협력 무드는 부쩍 좋아지고 있다. 정부·기업이 힘을 합해 세심하고 꼼꼼하게 중국 진출 전략을 다시 가다듬어야 할 때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