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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 OECD 1위인데 … 대졸 10명 중 4명 취업 못 해

중앙일보 2014.03.05 02:30 종합 4면 지면보기


대학 구조개혁이 시급한 또 다른 이유는 대학 졸업장을 따도 취업이 안 되는 현실 때문이다.



한국은 25~34세 청년층의 대학 교육 이수율이 64%(2011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영국(47%), 프랑스·미국(43%), 독일(28%) 등 대부분 선진국을 훨씬 앞선다. 반대로 해당 연령대 대졸자의 취업률(75%)은 꼴찌다. 가장 높은 네덜란드(92%)는 물론이고 멕시코(78%)나 터키(77%), 칠레(76%)에도 뒤진다.



 지난해 2월 지방 사립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아직도 취업을 준비 중인 박모(28)씨는 “대졸자가 넘치니 취업이 힘들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정부가 일자리 예측은 하지 않고 대학만 늘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 유명대나 지방 신설대나 학과도 비슷하고 커리큘럼도 차별화된 게 없으니 대학을 나와도 취업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2월 국내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을 조사했더니 59.3%로 나와 열 명 중 네 명은 졸업 후 바로 백수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다퉈 대학에 가지만 대학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01~2006년 대졸 취업자 1019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60.3%가 ‘대학 교육이 기업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현재 업무와 관련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한 응답도 28.2%였다.



 지난해 딸이 상업고에 진학한 김영모(47·서울 성동구)씨는 “아이가 대학 대신 상업고를 나와 취업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했다”며 “막상 다녀 보니 학교 프로그램도 좋고 취업 전망도 밝아 아이와 나 모두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딸은 취직부터 하고 나중에 대학에 다니겠다며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한다”며 “대학으로 몰려간 뒤 ‘중소기업에서 일할 순 없다’고 해선 곤란하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취업시장에선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난해 전문계고 졸업자 514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취업을 희망하는 마이스터고 졸업생 10명 중 9명은 취업에 성공했다. 전체 전문계고 졸업자 중 상용직 비율도 62.1%에 달해 2년 새 13.3%포인트 상승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대학 진학이 일반화돼 있는 우리 사회와 달리 스위스는 대학 진학률이 29%에 불과하지만 국가 경쟁력 지수는 5년 연속 1위”라며 “우리도 학벌이 아니라 능력이 중심이 되도록 사회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규모 과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부실대학을 강제 퇴출시킬 수 있는 근거를 구조개혁 관련 법안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성탁·천인성·윤석만 기자, 남원=장대석 기자, 제주=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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