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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은퇴 팁] 집 팔기 힘들게 만드는 '손실회피심리'

중앙일보 2014.03.05 00:43 경제 7면 지면보기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집을 가진 사람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과거 부동산 호황기를 경험한 사람일수록 고민의 강도는 더 크다.



 예컨대 7억원에 산 아파트가 10억원까지 올랐다가 8억원으로 떨어졌다고 하자. 이 아파트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면서 9 억원으로 시세가 올랐고 매입 희망자가 나타났다. 이 사람에게 아파트를 팔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대개의 경우 10억원의 추억이 머릿속에 박혀 있어 팔지 못한다고 한다. 이걸 ‘손실회피심리’라고 부른다. 본전보다 2억원이나 오른 사실은 감안하지 않고 최고가 대비 1억원 못 미치는 것을 손실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란 것이다. 실제 사람들은 이익에 대해선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지만 손실은 참기 어려워한다. 손실의 고통이 이익이 주는 기쁨의 강도에 비해 2~2.5배 더 강하다는 실증연구도 있다.



 문제는 손실회피심리로 인해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다는 데 있다. 부동산은 미래의 시점에서 현 시세로 거래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언제 또 다시 매입자가 나타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지금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는 사이 기회비용만 늘어 결국은 손해로 귀결된다. 돈은 굴려야 자가증식을 하면서 재산을 불리게 되는데, 집에 묶여 있다면 이 기회를 잃고 만다. 집을 팔아 노후준비를 해야 할 입장이면 더욱 낭패다.



 최근의 아파트 거래 증가와 가격상승을 매각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상승흐름을 오래 이끌기엔 시장동력이 어딘지 허약해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부채를 지고 있거나 노후준비가 급선무라면 본전을 생각하지 말고 이번 회복국면을 자산 상태를 정상화하는 계기로 삼는 게 좋다. 손실회피심리로 매매결정이 힘들다면? 거래를 해 전체 자산이 늘어난다면 눈을 질끈 감고 결단을 내리자. 원하는 가격과 실제 시세에만 주목하다간 죽도 밥도 안 된다.



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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