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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64㎞ 정면충돌 … 운전석은 멀쩡했다

중앙일보 2014.03.05 00:30 경제 6면 지면보기
현대차가 3월 말 출시 예정인 신형 쏘나타를 4일 기자들에게 먼저 선보이면서 대략의 모양을 묘사한 렌더링(완성품 예상도)을 함께 공개했다. 신형 쏘나타는 전면부 그릴과 측면부의 직선, 후면부의 완만한 곡선에 이르기까지 제네시스와 흡사한 외관을 갖고 있다. [사진 현대·기아차]


찰나였다. 승용차 한 대가 시야에 들어오는가 싶더니 삽시간에 벽에 부딪히면서 박살이 났다. 차체의 앞부분 왼쪽 4분의 1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운전석 공간은 신기할 정도로 완벽하게 보존돼 있었다.

신형 LF쏘나타 시험장 가보니
안전성·외양 등 제네시스 축소판
초고장력 강판 비중 21% → 51%로



 현대차의 야심작 신형 쏘나타(LF)가 안전성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장착한 채 세상에 처음 존재를 알리는 순간이었다. 현대차는 4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에서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이달 말 출시 예정인 LF를 사전 공개했다. LF는 여러 측면에서 신형 제네시스와 닮아 있었다. 한층 시원해진 전면부 그릴, 곧게 뻗어나가면서 측면부를 장식한 직선, 쿠페(2인승 승용차)에 가까운 모양새로 유려하게 떨어지는 후면부의 라인까지. ‘미니 제네시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유연한 역동성) 2.0’이 제네시스에 이어 이 차에도 적용됐기 때문이다.



 닮은 것은 외양만이 아니었다. LF는 ‘기본으로 돌아간다’라는 제네시스의 개발 방향을 그대로 뒤따랐다. 잘 가고, 잘 서고, 잘 도는 차를 만들기 위해 무게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차량 안전성과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LF는 인장강도(힘을 버텨내는 정도) 60㎏ 이상의 초고장력 강판 비중이 51%로 높아졌다. 기존 YF쏘나타(21%)의 2.4배이자 제네시스와 동일한 수준이다. 초고장력 강판은 일반 강판보다 무게는 10% 이상 가볍지만 강도는 2배 이상 높다. 핫 스탬핑 공법(인장강도 150㎏ 이상의 초고장력 강판 제조 공법)을 적용한 부품 수도 기존의 3배로 증가했고 차체 구조 간 결합력을 높이는 구조용 접착제도 10배나 더 많이 사용됐다. 이 때문에 무게는 1460㎏으로 YF보다 45㎏ 무거워졌지만 각종 신기술의 적용 덕택에 연비는 11.9㎞/L에서 12.6㎞/L로 오히려 높아졌다.



 실제 연구소 내 안전시험동 충돌시험장에서 진행된 스몰오버랩(자동차 운전석 쪽 4분의 1만 충돌시키는 시험) 시험에서 LF는 인상적인 안전성을 보여줬다. 시속 64㎞로 달려오던 차량은 이동식 고정벽에 강하게 충돌했지만 운전석 공간은 물론이고 엔진룸도 거의 훼손되지 않았다. 무릎 에어백을 포함해 운전석 내부에 장착된 7개 에어백도 이상 없이 터졌고 운전석 쪽 기둥(A필러)과 앞문도 찌그러짐이 극히 적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고속도로안전협회(IHHS) 기준에 따른 자체 스몰오버랩 시험에서 모든 항목의 점수가 최고등급인 G(Good)에 해당했다”며 “경쟁 차량인 폴크스바겐 파사트, 도요타 캠리, 아우디 A4 등보다 훨씬 좋은 점수”라고 말했다.



 주행성능 쪽도 많이 신경 썼다. 뒷바퀴를 고정해주는 후륜 로워암을 싱글 로워암에서 더블 로워암으로 바꾸는 등 서스펜션 구조를 대폭 개선했고, 전자식자동조향시스템(MDPS)도 ECU(전자제어장치)를 16비트에서 32비트짜리로 바꿔 조향 응답성을 높였다. 고질적인 ‘내수용과 수출용 차별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디파워드 에어백을 미국 사양에 적용되는 듀얼스테이지 에어백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차체는 YF보다 길이가 35㎜, 높이가 5㎜, 축간거리가 10㎜ 더 길어져 동급 최대의 실내공간을 갖고 있는 파사트보다 실내공간이 더 넓어졌다. 가격은 소폭 인상될 예정이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정몽구 그룹 회장이 이날 현대차 체코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독일에 있는 유럽판매법인 등을 둘러보기 위해 출국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5개월 전인 지난해 10월에도 “유럽의 경기 회복에 대비해야 한다”며 유럽 현장들을 방문했었다.



화성=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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