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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통화정책엔 과단성 중요하다"

중앙일보 2014.03.05 00:26 경제 4면 지면보기
이주열
“현 시점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바꿔 추가적인 완화 조치로 대응하는 건 적절치 않아 보인다.”


지명 전 외부 기고 살펴보니
"물가 안정이 최종 목표 아니다"
성장 위해 적극적 역할 주장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달 초 한 언론사에 기고한 글의 일부다. 이 글에서 그는 디플레이션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도 “우리나라는 아직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향후 통화정책을 이끌어 나갈 이 후보자의 현실 인식을 드러내준다.



 이 후보자는 한은 부총재 시절(2009~2012년)엔 뚜렷한 의견을 피력한 적이 드물지만 지난해 말부터 기고 글 여러 건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일간지에 쓴 글에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한 점이 눈에 띈다. 그는 정부가 확실한 성장전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과거 개발연대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앞날의 비전을 제시하고 한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돛의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한은의 통화정책 운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지난달 칼럼에선 “(한은이) 제때에 대응하지 못하고 늘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평가 일색”이라며 “(이런 비판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정책결정을 주저하는 데 따른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통화정책에 있어 정책결정자의 직관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적시에 결정을 내리는 과단성을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앞으로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한은이 물가안정뿐 아니라 경제성장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펼쳤다. 올 1월 쓴 글에서 그는 “물가안정은 그 자체가 최종 목표라기보다는 국민경제 발전을 뒷받침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 내부 출신=매파(물가 안정 중시)’란 시중의 통념에 비해 유연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런 이 후보자의 성향은 총재 인선에서도 영향을 끼쳤을 걸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발탁된 데 대해 “합리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인선은) 일하는 분위기로 가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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