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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악마 vs 붉은 악마 … 누가 센지 가리자"

중앙일보 2014.03.05 00:13 종합 24면 지면보기
벨기에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1895’의 에리크 레이나르츠 회장. 브뤼셀(벨기에)=강지하 통신원
“어느 쪽의 빨강이 더 진한지 가려보자. 서포터끼리 먼저 붙어보자.” ‘붉은악마’의 원조인 벨기에 응원단이 한국 축구 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에 유쾌한 도전장을 던졌다.


벨기에 서포터스 친선경기 제안
한국 반우용 회장 "호의 받겠다"

 한국과 벨기에는 오는 6월 27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운명의 승부를 벌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최종전이다. 붉은악마라는 똑같은 별명을 지닌 두 팀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승부다. 원조는 20세기 초 붉은 유니폼을 입고 유럽을 평정한 벨기에다. 한국은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4강에 오르며 같은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달 28일 브뤼셀에서 벨기에 축구 대표팀 서포터스 ‘1895’의 에리크 레이나르츠(46) 회장을 만났다. 서포터 사무실이 벨기에축구협회 안에 있다. 그는 “한국이 아시아의 레드 데블스라는 사실을 잘 안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두 나라 중 어느 쪽의 빨간색이 더 진한지 가려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두 나라의 맞대결에 앞서 양국 서포터스가 브라질 현지에서 친선경기를 하자. 대표팀 경기 못지않게 뜨거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응원단 ‘붉은악마’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우용(42) 붉은악마 회장은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른 나라의 축구 팬과 어울릴 기회가 생긴 건 반가운 일이다. 이번 월드컵에는 150여 명의 붉은악마가 브라질 원정을 갈 예정이다. 일정을 조절해서라도 1895의 호의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1895는 2500여 명의 서포터스가 브라질 현지에서 응원할 전망이다. 레이나르츠 회장은 “브라질에서 벨기에 경기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베이스캠프는 자국 대표팀과 같은 리우데자네이루에 잡았다. 그는 “한국 팬이 방문하면 두 팔 벌려 환영하겠다. 베이스캠프 인근에 축구장을 미리 빌려놓겠다. 친선경기 후에는 맥주 파티를 열자. 벨기에의 맥주 맛은 유럽에서도 알아준다”며 활짝 웃었다.



 벨기에는 ‘원조 붉은악마’지만 서포터스가 조직화된 건 한국이 먼저다. 벨기에는 마음 맞는 팬끼리 삼삼오오 응원하다가 2011년 벨기에축구협회의 주도로 ‘1895’라는 이름의 단체를 결성했다. 1895는 벨기에축구협회 창립 연도다. 레이나르츠 회장은 “벨기에는 프랑스어·네덜란드어·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한다”며 “어느 언어로든 똑같이 표기돼 1895가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한국 서포터스의 응집력을 확인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선보일 응원 실력도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벨기에와 두 차례 격돌해 1무1패를 기록 중이다.



브뤼셀(벨기에)=강지하 통신원, 정리=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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