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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서울지역 공천위원장 김종훈 추대 친박 vs 비박, 지방선거 주도권 다툼 전국 확산

중앙선데이 2014.03.02 00:08 364호 6면 지면보기
6·4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새누리당이 공천·조직을 둘러싼 잇따른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서울지역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르면 이번 주 초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의 김종훈 의원(초선·강남을)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공천관리위원장은 비례의원 후보들을 지명하고, 기초·광역의원 경선에도 간접적인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공천관리위원회의 수장이다. 다른 광역시·도에서도 공천관리위원장을 겸직해오던 새누리당 시·도 위원장들이 자리를 내놓고 후임자 물색에 나서 서울발 내홍의 불똥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26일 비(非)박근혜계인 김성태 위원장(강서 을)이 박근혜계인 홍문종 사무총장 주도의 사고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지역구 당협위원회) 위원장 인사를 공개 비판한 지 이틀 만에 잇따랐다. 김 위원장은 최고중진회의에서 “서울 노원을·구로갑·동작갑 위원장에 아무 연고나 활동이 없는 인사들을 사적인 인연으로 임명했다”며 홍 총장을 비판했다. 6·4 지방선거 뒤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리는 친박(親朴) 실세들의 주문에 따라 당 지도부가 독단적으로 친박계 입맛에 맞는 인물을 앉혔다는 주장이었다.

계파 싸움 재연 막으려 초선 의원 선택
이튿날인 27일 친박연대 출신인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송파 병)이 김 위원장에게 포문을 열었다. 그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김성태 위원장이 직접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12명의 공천관리위원도 독단으로 구성했다”며 “시당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장을 겸직하는 것 자체가 모순인 데다 서울시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 누구에게도 의견을 묻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발언 직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시·도당위원장은 원칙적으로 공천관리위원장이 될 수 없다”는 지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김성태 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서울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2월 28일 긴급 회동해 김종훈 의원을 새 공천관리위원장에 추대키로 중지를 모았고, 김 의원도 수락 의사를 밝혔다고 복수의 새누리당 관계자가 1일 전했다.

 서울지역 의원들은 또 김성태 의원이 구성한 공천심사위원진에서 자격미달 논란을 빚어온 인물을 배제하고, 강남·북 지역과 여성 국회의원을 한 명씩 추가해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지역의 한 의원은 “재선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으면 계파싸움 논란이 재연될 우려가 있어 초선 의원 가운데 정치색이 없고 최연장자인 관료 출신 김종훈 의원을 추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초유의 서울지역 공천관리위원장 교체 사태에 대해 정치권에선 “친박과 비박 사이의 갈등이 지방선거 공천을 계기로 폭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을동 의원은 1일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계파와 아무 상관없이 김성태 위원장의 독단적인 처사를 문제 삼은 것뿐”이라며 “비박계 서울지역 의원 중에서도 김성태 위원장 편을 드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성태 위원장은 “당이 공천관리위원장 겸직을 갑자기 문제 삼은 건 내가 당협 인사를 비판한 데 대한 친박들의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일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시·도당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장을 겸직하는 게 관례였고, 당헌·당규에도 겸직 금지 조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생활체육 등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선정했고 새누리당 서울지역 의원들에게도 친전을 띄워 상의했다. 심지어 김을동 의원도 여성 몫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무슨 독단 인사냐”고 반문했다.

시·도 당위원장 ‘겸직 금지’에 반발
그는 또 “(친박 실세인) 서청원 의원이 국회에서 나와 마주치자 ‘(당협위원장 인사와 관련해) 제발 친박 얘기는 그만하라’고 하더라. 친박의 정치공세임을 방증하는 말 아니겠나”라며 “공천관리위원장을 겸직해온 지방 시·도당위원장들이 갑자기 겸직 금지 통보를 받고 반발하고 있어 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당으로부터 ‘겸직 금지’ 통보를 받은 지방 시·도당위원장들은 1일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유재중 부산시당위원장은 “부산은 늘 시당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장을 겸직해 왔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이미 짜인 공천관리위원회를 서울발 내홍으로 다시 꾸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도당위원장인 정문헌 의원(속초-고성-양양)이 공천관리위원장을 겸직해온 강원지역 새누리당 의원들도 2월 28일 긴급회의를 열고 후임자를 물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울산은 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채익 의원(남구갑)이 당의 겸직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공천관리위원장을 유지키로 했다. 그는 1일 “울산은 의원수가 6명뿐인 데다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출마를 검토 중인 김기현(남구을)·강길부(울주) 의원을 빼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을 의원을 찾기 힘들어 고육지책으로 겸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지역 새누리당 의원들 중엔 “계파 간 다툼에 따른 내홍이라 보기는 힘들다”고 평가하는 쪽도 있다. 이노근 의원(노원갑)은 “김성태·김을동 의원의 강한 캐릭터와, 서울시당위원장직을 놓고 겨룬 두 사람의 경쟁의식이 은연중 작용한 결과이지 친박과 비박이 조직적으로 다툰 계파싸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성태 의원이 제기한 당협위원장 인사 문제는 친박계의 전횡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독단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역 의원들을 포함한 서울지역 새누리당 당협위원장들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과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인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해 대부분 표심을 정하지 않은 채 관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SUNDAY가 2월 28일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 따르면 “누구를 지지할지 정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20명(71.4%)에 달했다. 이어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을 지지한다는 답변이 각각 4명(14.3%)씩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은 “현직 박원순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인물” “국민에게 널리 알려져 있고 대통령 후보로도 나왔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 최고위원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경제통” “가장 먼저 후보 도전의사를 밝힐 만큼 열정이 있고, 시장직을 대권용 징검다리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 등으로 설명했다.



설문조사 진행=최민우 기자, 이우주·김장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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